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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로 "끝났다"에 놀란 트럼프 "미·중 무역합의는 온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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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통상보좌관. 그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중 무역합의가 끝났다"라며 "대통령이 종료를 결정했다"라고 말했다.[AP=연합뉴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통상보좌관. 그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중 무역합의가 끝났다"라며 "대통령이 종료를 결정했다"라고 말했다.[AP=연합뉴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통상보좌관이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중 무역합의가 끝났다"라고 말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정정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폭스뉴스가 이 발언을 "나바로 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합의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고 보도하면서 미 주식선물지수가 400포인트 이상 폭락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과 무역협상은 온전하다. 그들이 합의사항을 계속 지키기를 바란다"라고 적었다.

대중 강경파 나바로 폭스뉴스 "It's over" #미국 주식선물지수 400포인트 폭락하자 #놀란 트럼프 한시간뒤 트위터 직접 부인 #"완전히 온전해, 中 합의 계속 이행하길" #대선전략 中때리기-경제 사이 오락가락

대중국 강경파인 나바로 보좌관은 이날 오후 폭스뉴스에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농산물 구매를 통해 대선 승리를 간청했다고 한 데 "볼턴은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진행자가 대통령은 가능한 한 무역합의를 고수하려고 하고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기를 바라는 것 같으냐. 하지만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끝난 게 아니냐고 묻자 "그것은 끝났다. 지금은 (미·중 관계의) 전환점(It's over. Here's the turning point)"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1월 15일 여기에 와서 무역합의에 서명을 했는데 그것은 바이러스가 중국에 발생한 지 두 달이나 지난 뒤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바이러스를 퍼뜨리려고 이 나라에 이미 수십만명을 보낼 때였다"며 "그들의 비행기가 이륙한 지 단지 몇 분 만에 우리는 이 전염병에 대해 듣기 시작했다"라고도 말했다. "중국이 거짓말을 했고 미국민들이 숨졌다는 것을 이 나라 모든 사람들이 이제는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또 "이번 대선은 일자리와 중국, 법질서라는 세 가지 쟁점으로 요약될 것"이라며 "트럼프는 이 세 가지 모두에서 승리할 것이며 특히 중국에는 그럴 것"이라고도 했다. 대중 강경책을 대선 전략에 놓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 시간여 지나 트위터에 "중국과 무역합의는 완전히 온전하다"라며 "그들이 계속해서 합의 조건들을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부인하면서 소동은 끝났다. 나바로 보좌관 본인도 "진짜 끝났다라는 뜻은 아니었다"라고 정정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18일 양제츠 중국 정치국원과 하와이에서 고위급 회담을 한 뒤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전면 이행하기로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바로 보좌관도 자신의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내 발언이 맥락과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졌다"며 "그것들은 1단계 무역합의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정정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나는 중국 공산당이 중국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 거짓말을 했고, 전 세계에 팬데믹을 슬그머니 일으킨 것과 관련해 신뢰의 부족에 관해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결국 백악관이 트럼프 재선 전략을 놓고 중국 때리기와 경제·주식시장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해프닝을 벌인 꼴이 됐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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