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16만원 받으려면 카드 600만원 긁어라? 고금리의 꼼수

은행에 돈을 맡겨도 별다른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시대입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0.5%로 내려가자 은행들이 예·적금 기본금리를 1% 밑으로 내리면서입니다. 그런데도 가끔 최고 연 7~8%의 고금리를 준다는 상품이 있습니다. “차별화된 혜택”을 내세우기도 하는데요. 제대로 따져보면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셔터스톡

#최고 연 8.3% 금리 준다?  

=신한금융은 최고금리가 연 8.3%인 ‘신한플러스 멤버십 적금’을 내놨다. 월 납입 한도는 30만원, 6개월 만기 상품이다. 우리은행은 현대카드와 함께 ‘우리 매직(Magic) 적금 바이(by) 현대카드’를 내놨다. 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최고 연 5.7%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월 납입한도는 50만원, 12개월 만기 상품이다.

=SC제일은행은 삼성카드와 함께 ‘부자되는 적금세트’를 내놨다. 최고금리는 연 7%다. 월 납입한도는 25만원, 가입 기간은 1년이다. 최고금리만 보면 혹하지만, 기본금리는 대부분 연 1%대의 상품이다. 물론 시중은행에서 기본금리 연 1%인 상품도 드물다.

신한금융그룹이 출시한 신한플러스멤버십 복합상품. 최대 연 8.3% 금리 효과를 내세우고 있다. 신한금융

#배보다 배꼽이 큰 이유

=신한플러스 적금은 기본금리가 연 1.2% 수준이고, 자동이체 연결(연 0.3%), 최근 3개월간 적금 미보유(연 0.3%) 등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나머지 6.5%포인트는 마이신한포인트나 캐시백 형태로 제공된다. 이걸 받기 위해서는 ①신한플러스 이용약관 동의(연 1%포인트) ②신한플러스 멤버십 체크카드 신규 가입 및 월 30만원 이상 3개월 사용(연 1.5%포인트) ③신한금융투자 계좌 개설 및 주식거래(연 2%포인트), ④신한생명 신한연금저축보험 상품 가입(연 2% 포인트) 등의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우대금리 조건 중 하나인 보험 상품의 월보험료만 생각하면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 35세 남성(20년납 60세 연금 개시) 상품 기준 최저 월 5만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1년 보험료만 60만원이다. 이렇게 우대조건을 다 충족해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세후 7995원, 포인트 3만4125원 수준이다.

#16만원 받으려고, 카드 600만원을 쓰라고?  

=‘우리 매직 적금 바이 현대카드’도 우대조건을 채우기 쉽지 않다. 해당 상품은 기본금리가 연 1.7%에 우대금리 0.5%포인트인 상품이다. 우대금리는 첫 거래 고객이거나 급여·연금 이체 등의 조건이 붙는다.

=특별우대 금리가 연 3.5%포인트인데 이를 다 받기 위해서는 ①현대카드 신규 고객 ②연 600만원 사용(적금 만기일 전월 말까지) ③현대카드로 매월 1건 이상 자동이체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현대카드 기존 조건이면 ①연간 1000만원 이상 사용 ②현대카드로 매월 1건 이상 자동이체 등의 조건을 충족해도 연 1.5%포인트의 우대금리만 준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만족하고 받는 세후 이자는 15만6722만원이다. 월 50만원씩 600만원을 입금해서 받는 이자다.

SC제일은행과 삼성카드가 출시한 '부자적금세트'. 한정 이벤트로 삼성카드에서 추가 포인트를 더 제공한다. 삼성카드

#연 7% 상품은 선착순 4000명  

=부자되는 적금세트는 SC제일은행의 부자적금세트에 삼성카드의 추가 캐시백을 더한 상품이다. 월 25만원을 저축할 경우 기본금리 연 1.6%에 부자적금 캐시백 1.4%포인트가 더해진다. 여기에 삼성카드 추가 캐시백 4%포인트가 추가된다. 만기 시 이자 2만1996원(세후)과 캐시백 8만7750원까지 총 10만9746원을 받는다.

=그나마 앞의 상품보다 우대조건이 간단하다. SC제일은행 제휴 삼성카드로 12개월간 월평균 30만원을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선착순 4000명에게만 혜택을 주는 이벤트성 상품이다. 삼성카드 첫 거래 고객 또는 직전 6개월간 삼성카드 이용 이력이 없는 사람만 가입할 수 있다. 이벤트가 끝나면 기본 금리 1.6%에 캐시백 1.4%포인트까지 연 3%의 이자가 붙는다.

안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