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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거부 승객 첫 구속…“체감 2도 더 올라” 곳곳 실랑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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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 15일 서울 중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서울 중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중 시설 곳곳에서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마스크 문제로 운전기사를 폭행한 승객이 구속되는 첫 사례도 나왔다.

버스기사·종업원 폭행 잇단 체포 #오늘 서울 35도 등 폭염주의보 #“천식 심해져” “호흡 곤란” 호소 #비수도권 확진 급증, 깜깜이 10%

정부는 지난달 26일부터 대중교통 이용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은 운전자가 승차를 거부할 수 있다.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버스 기사를 물어뜯고 폭행한 50대 남성 A씨가 구속됐다.

앞서 지난 17일 경기 안양의 한 유흥주점에서는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하는 직원에게 가방을 던지고 위협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서울 구로·중구에서도 마스크 착용 문제로 기사를 폭행한 승객이 체포됐다.

경기 수원에서 택시 기사를 하는 60대 남모씨는 “가까운 거리를 갈 때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승객이 많다”며 “시비 붙을까 봐 일단 태워는 주는데 그런 손님은 받고 싶지 않다.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무더위가 본격화하면서 마스크 착용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많다. 기상청에 따르면 22일 경기·대전·강원·충남·충북·경북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고 서울·춘천의 한낮 최고기온이 35도에 이를 전망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날씨 관련 글에는 “마스크 때문에 체감 온도가 2도는 더 오르는 것 같다” “마스크 끼고 나서 천식이 더 심해졌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30대 여성 A씨는 “운동성 아나필락시스(급성 알레르기)가 있는데 마스크를 쓰고 움직이면 숨이 차올라 쇼크가 올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그 안에 습기가 차고 산소 부족 현상을 느낄 수 있다”며 “호흡 곤란 같은 증세가 나타날 경우 그늘진 곳으로 이동해 물 섭취를 많이 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확진자가 비수도권으로 퍼져나가며 전국 확산 조짐이 보이는 데다, 신규 발생 환자 10명 중 1명꼴로 ‘깜깜이 감염’이 발생해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1일 0시 현재 신규 확진자는 48명 늘어났다. 방역 당국이 긴장하는 지점은 늘어나는 비수도권 확진자다. 이날 지역감염 40명 가운데 비수도권 신규 확진자는 16명으로 4월 7일(18명) 이후 75일 만에 최대치다.

비수도권 확진자 중 방문판매업체발 확산세가 이어지는 대전에서만 10명이 나왔다. 이중 7명이 방문판매업체 관련 확진자다. 해당 업체는 새로운 ‘N차 감염’의 고리가 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 업체 관련 확진자는 47명으로 늘어났다. 전북 전주여고 학생과 익산 20대 여성, 광주 20대 남성 확진자도 이곳 관련 2~4차 감염자로 추정된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지역적으로 대전·전북·전주 등 비수도권 지역까지 코로나19 전파가 확산하고 있다”며 “전국 어느 지자체건 연결고리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확산기’”라고 말했다.

‘N차 감염’이 이어지며 감염원을 파악하지 못한 ‘깜깜이 감염’도 늘고 있다. 21일 기준 최근 2주간(6월 7~21일) 신규 확진자(645명) 중 감염경로가 파악 안 된 경우(63명)는 전체의 9.8%로 나타났다.

이태윤·권혜림·채혜선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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