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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지금?' 트위터 계정 만들었을뿐인데···현대차 日재진출설

중앙일보

입력

현대자동차가 지난 15일 개설한 일본어 트위터 계정

현대자동차가 지난 15일 개설한 일본어 트위터 계정

현대자동차가 지난 15일 일본어 트위터 계정 ‘Hyundai Japan’을 개설했다. 그러자 2009년 일본에서 철수한 현대차가 다시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일본 자동차 전문매체 구루마노뉴스는 최근 ‘현대차, 일본 재진출 시사? 현대재팬 공식 트위터 개설, 왜 지금인가’라는 기사에서 현대차가 지난해 10월 도쿄모터쇼에 대규모 전시 공간을 설치할 예정이었고, 올해 3월 도쿄에서 열린 ‘2020 국제 수소전지 박람회’에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품한 점 등을 거론하며 “일본 재진출설이 현실성을 띄게 됐다”고 전했다.

구루마노뉴스는 넥쏘(NEXO)를 일본인이 발음하기 쉽게 넷소(ネッソ)로 표기해 출품한 것을 보면 단순히 수소차 기술력을 전시한 것이 아니라 일본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관계가 악화하자 도쿄모터쇼 참가 계획은 취소했다.

현대차 측은 ‘일본 재진출설’에 대해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어 트위터 계정은 현대차와 글로벌 수소 캠페인을 하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의 활동을 알리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각 나라의 현대차 소셜미디어 계정에 BTS의 수소차 홍보 활동을 올리는데 일본에는 상용차 법인밖에 없어 그간 트위터 계정이 없었고, 이번 기회에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19일까지 ‘Hyundai Japan’ 계정에 올라온 9개의 트윗 중 대부분이 ‘세계 환경의 날 기념 BTS와 함께 하는 포지티브 에너지 챌린지’ 등 BTS 관련 내용이다. BTS는 올 초 그래미 시상식에 넥쏘를 타고 나타나는 등 현대차와 함께 수소차 홍보대사 활동을 하고 있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일단 부인하지만 세계에서 수소차 인프라가 가장 광범위하게 구축된 일본시장을 외면하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있다. 현재 수소차를 상용화한 완성차 업체는 현대차와 도요타·혼다뿐이다. 유럽시장은 전기차 위주여서 폴크스바겐은 현대차와 메르세데스-벤츠는 도요타와 각각 ‘수소차 동맹’을 맺고 있다. 현대차와 도요타·혼다 모두 북미시장을 공략해 보려고 하지만 아직 수소차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현재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수소위원회의 공동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선 일본시장 공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버스 등 상용차만 팔고 있는데 올해 5월까지 판매량이 5대에 그치는 등 실적이 저조하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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