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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적자 건보공단 경영평가 'A'…"임원 성과급 10% 반납"권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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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2주년 성과 보고대회를 마친 뒤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2주년 성과 보고대회를 마친 뒤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케어' 여파로 지난해 3조원대 당기순이익 적자를 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올해 공기업 경영 평가에서 우수(A) 등급을 받았다. 에너지 전환 정책 등으로 2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공사 역시 '합격점'인 양호(B) 등급을,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앞장선 한국도로공사도 A 등급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국정 철학에 충실한 기관은 경영 실적 악화에도 높은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9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수납원 정규직화 도로공사도 A #만족도 조사 조작 코레일 '경고'

기획재정부는 1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제6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해 '2019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 조치안'을 의결했다. 이 평가는 공기업 36곳과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 129곳의 지난해 경영 실적을 토대로 최고 탁월(S)부터 우수(A)·양호(B)·보통(C)·미흡(D)·아주미흡(D) 등급을 매긴다. 등급은 기관장 인사는 물론 임직원 성과급에도 반영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미흡 이하 17곳, 내년 예산 삭감 

종합등급이 미흡 이하(D·E)인 곳은 총 17곳(공기업 3곳, 준정부기관 14곳)이었다. 올해에는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 채용 비리 등 윤리경영 부문이 중점 평가되면서 지난해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 사건이 발생한 코레일이 D등급을 받았다.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에 대한 배점도 과거 2점에서 6점으로 높아지면서, 관련 사고가 발생한 대한석탄공사·한국해양수산연구원이 D등급을 받았다. 평가등급이 가장 나쁜 곳은 우체국물류지원단이었다. 지난해 택배기사에 대한 부당 노동행위 강요 논란이 일었던 이 기관은 E 등급을 받아 기관장 해임건의 요건에 해당했지만, 이미 기관장이 해임돼 올해 해임건의 대상자는 없었다. 정부는 D등급 이하 기관 17곳 중 재임기간 6개월이 넘은 기관장 15명은 경고 조치하고 내년도 예산을 삭감할 방침이다.

최고 등급인 S를 받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A를 받은 곳은 한국감정원·한국도로공사·한국수력원자력·국민건강보험공단·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한국관광공사 등 21곳(16.3%)이었다.

서울 은평구 수색동 한국철도공사 수색차량기지에서 코레일 관계자들이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은평구 수색동 한국철도공사 수색차량기지에서 코레일 관계자들이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실적 악화에도 고득점, 어디?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비정규직 정규직화, 에너지 전환 정책 등 문재인 정부 국정 철학에 충실했던 기관은 경영 실적 악화에도 높은 등급을 받았다. 문재인 케어 주무 기관인 건보공단은 2018년 3조8953억원 규모 당기순이익 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3조6266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A등급을 받았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한 한국도로공사도 A등급을 받았다. 한국전력공사는 에너지 전환 정책 등으로 순이익 적자가 2018년 1조1744억원에서 지난해 2조2635억원으로 늘었지만 B등급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안일환 기재부 2차관은 브리핑에서 "올해에는 윤리경영, 일자리 창출, 상생 등 사회적 가치 중심 평가 기조를 유지하면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중소벤처기업 지원, 재정 조기 집행 등을 중점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C 등급 이상인 127개 기관에는 임직원 성과급을 성적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모든 공공기관 임원 성과급의 10%(금융형 기관은 15%)는 자율 반납도록 했다. 직원에 대해서도 단체협약을 거쳐 성과급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온누리상품권 등으로 지급하도록 권고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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