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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사진 불태우고, 中 TV 버리고 …인도서 반중 시위 확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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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반중(反中) 시위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접경지에서 중국군과 충돌해 인도군 20명이 숨진 여파다. 거리 곳곳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불타고, 중국 제품 퇴출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인도 국경충돌 파장 #"中에 외과수실식 타격 가해야" #중국산 제품 불매 운동도 확산 #인도 정부도 中 기업 배제 추진

지난 17일 인도 암리차르에서 반중시위가 벌어져 시위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 사진과 중국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7일 인도 암리차르에서 반중시위가 벌어져 시위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 사진과 중국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AFP=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인디아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군과 돌과 몽둥이로 난투극을 벌인 끝에 인도군 20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뉴델리·러크나우·암리차르·아마다바드 등 인도 곳곳에서 반중 시위가 벌어졌다. 성난 시위대는 시 주석의 사진과 오성홍기를 불태웠다. 중국산 전자제품을 내던지거나 모아서 불태우기도 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인디아투데이에 "인도군에 대한 중국의 극악무도한 공격은 비난받아 마땅하며, 인도는 중국에 외과수술식 타격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산 제품의 판매를 제한해야 한다"면서 "지금이 그들을 무릎 꿇게 할 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소셜미디어(SNS)에는 '#BoycottChina(보이콧차이나)' 해시태그를 단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결코 잊지도, 용서하지도 않겠다"면서 이번 중국군과의 무력 충돌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도군 20명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18일 인도에서 중국군과의 충돌 끝에 전사한 인도군인들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 [AP=연합뉴스]

18일 인도에서 중국군과의 충돌 끝에 전사한 인도군인들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 국민들의 분노는 중국 기업과 제품으로 향하고 있다. 18일 인도 비즈니스투데이에 따르면 전인도무역협회(CAIT) 등 민간단체들도 중국산 불매 운동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중국과의 국경 갈등이 격화하자 단체들은 중국산 물품 중 인도산으로 대체 가능한 물품 3000여개를 제시했다. CAIT는 "2021년까지 중국산 수입 규모를 130억 달러(약 15조7300억원)정도 줄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인도 매체 이코노믹 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국영통신사 BSNL의 통신망 구축 등에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기업 제품 사용을 금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인도는 정부 조달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 배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보 당국도 보안을 이유로 줌·틱톡 등 중국과 연관된 앱 52개에 대해 사용 금지나 제한 조처를 내려달라고 연방 정부에 요청했다.

18일 인도 뉴델리에서 벌어진 반중시위에서 시위대가 중국산 제품을 불태우기 위해 모아놓고 있다. [AFP=연합뉴스]

18일 인도 뉴델리에서 벌어진 반중시위에서 시위대가 중국산 제품을 불태우기 위해 모아놓고 있다. [AFP=연합뉴스]

앞서 중국군과 인도군은 지난달부터 히말라야 접경지에서 잦은 마찰을 빚다가 지난 15일 라다크 갈완계곡에서 몸싸움을 벌여 최소 인도군 20명이 사망했다. 인도는 중국군도 다수가 희생됐다고 주장하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세계 1, 2위 인구 대국이자 핵보유국인 두 나라는 불명확한 국경선 탓에 수십 년간 갈등을 겪어왔다.

나렌드라 인도 모디 총리는 17일 TV 연설에서 "인도 군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외교부는 양국의 접경지 충돌에 대해 중국 외교부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전해진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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