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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외국인 3명 때문에 삼중고

중앙일보

입력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채드 벨(31)은 17일 KBO리그 대전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1피안타 3볼넷 3탈삼진 7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가 무너지자 한화는 힘 한번 쓰지 못하고 1-7로 졌다. 18연패 후 2연패.

3연패 채드 벨, 선발 잔류 불확실 #호잉은 타격 부진 이어 짜증까지 #서폴드도 6월 들어 구위 떨어져

지난 12일 두산전에서 3회 2실점 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는 채드 벨 [뉴스1]

지난 12일 두산전에서 3회 2실점 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는 채드 벨 [뉴스1]

이날 채드 벨의 피칭 이닝은 올 시즌 최다였다. 이전 네 차례 등판에서는 한 번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8.44를 기록했다. 이날 최원호 감독 대행은 주전 포수 최재훈 대신 박상언에게 포수 마스크를 맡겼다.

포수가 달라졌고, 벤치가 평소보다 더 오래 기다렸다. 그러나 채드 벨의 피칭은 달라지지 않았다. 투구 이닝이 많으니 올 시즌 최다 실점 기록만 세웠다. 사실상 선발 투수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채드 벨은 지난해 한화에 입단,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다. 특히 후반기에 6승1패,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1군 합류가 늦었고, 지난달 말 복귀한 이후에도 구위 저하로 고민 중이다.

더 큰 문제는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31)이다. 올 시즌 31경기에서 타율 0.207, 홈런 4개에 그치고 있다. 지난 16일 LG전에서는 중심타선에서 내려와 6번타자로 배치됐다. 그러나 이날도 3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양성우와 교체됐다.

지난 달 12일 오후 KIA전에서 삼진을 당하자 호잉이 삼진을 당하자 헬멧을 던지고 있다. [뉴스1]

지난 달 12일 오후 KIA전에서 삼진을 당하자 호잉이 삼진을 당하자 헬멧을 던지고 있다. [뉴스1]

호잉은 2018년 한화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타율 0.306, 30홈런을 기록했다. 도루도 23개나 성공했다. 우익수 수비도 뛰어나 가장 알찬 외국인 선수로 평가됐다. 그러나 지난해 타율 0.284, 18홈런에 그쳤고, 올해는 더 부진하다. 2018년 호잉의 플레이에 열광하며 "호잉의 여권을 빼앗아야 한다"고 했던 한화 팬들도 그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원호 감독 대행은 "호잉에게 일단 하위 타순을 맡기고, 반등의 여지가 안 보이면 다른 방법을 고려할 것이다. (외국인 타자 교체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잉이 부진한 이유는 떨어지는 변화구에 점점 약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투수들이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자 지난해부터 상대 투수와 심판에게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최하위로 떨어져 있는 한화는 가뜩이나 더그아웃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선수들이 호잉 눈치까지 보고 있다.

지난 9일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워익 서폴드. 6월 들어 페이스가 떨어졌다. [뉴스1]

지난 9일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워익 서폴드. 6월 들어 페이스가 떨어졌다. [뉴스1]

한화 에이스 워윅 서폴드는 올 시즌 3승4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비교적 호투 중이다. 지난해 성적(12승11패 평균자책점 3.51)과 비슷하다. 그러나 6월 평균자책점이 5.50나 될 만큼 페이스가 떨어지는 게 걱정이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이 사퇴하며 최원호 감독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개혁 성향이 강한 최원호 감독 대행은 지난 8일 엔트리 10명을 대거 교체했다. 젊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로 경기를 치르려면 외국인 선수 3명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 한화를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이들의 부진과 부상 탓에 더그아웃 분위기까지 나빠지는 것은 두 번째 부작용이다. 설상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선수 교체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한화의 고민이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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