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위험 파생상품 투자에 뛰어드는 개인투자자를 향해 금융위원회가 주의를 당부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18일 ‘금융상황 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FX마진거래, 차액결제계약(CFD) 같은 파생상품은 레버리지 거래 특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라 투자자 손실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은 합리적인 판단 하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1~5월 월 평균 FX마진 거래대금은 지난해와 비교해 66.7% 급증했다. CFD 거래대금 역시 같은 기간 73.4%나 늘었다.
FX마진거래(외환차익거래)나 CFD는 레버리지(지렛대효과)율이 최대 10배에 달하는 상품이다. 그만큼 투기성도 크다. 예컨대 CFD를 이용하면 삼성전자 1만주(18일 종가 5만2300원 기준 5억2300만원)를 5170만원의 증거금을 내고 살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주가가 10%만 올라도 100% 수익률을 올리지만, 대신 주가가 10% 빠지면 투자금 전액을 잃는다.
CFD는 개인은 전문투자자로 등록해야 거래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개인전문투자자 요건이 대폭 완화(최소 잔액 기준 5억→5000만원)된 이후 일부 증권사가 CFD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위 판단이다. 손 부위원장은 “금융당국은 관련 상품의 거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FX마진거래나 CFD에 대한 추가 규제 가능성도 내비쳤다.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손 부위원장은 “최근 시장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손실위험이 크고 제시 수익률이 높은 ELS상품이 출시된다”며 “감독당국은 이런 상품의 광고·판매시 투자자 보호절차에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제시하는 평균 쿠폰 이자율은 올 2월 4.72%에 그쳤지만, 이후 5.64%(3월)→7.39%(4월)→7.57%(5월)로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사의 ELS 발행규모를 규제하는 정책도 준비 중이다. 손 부위원장은 “증권사 전체 ELS 발행규모 등과 관련해 업계 논의를 거쳐 증권사의 자금 조달과 운용을 건전화하는 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