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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삼성에 위탁생산 거절당했다…스마트폰 생산 차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삼성전자가 최근 화웨이의 AP 파운드리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민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화웨이의 AP 파운드리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민 기자

중국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비메모리 반도체의 위탁 생산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칩과 통신을 담당하는 5G모뎀을 합친 통합칩(SoC·System on chip)을 자체 개발해 대만의 TSMC에 위탁생산을 맡겨왔다. 하지만 TSMC가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빌미로 화웨이의 위탁생산을 추가 수주하지 않자 삼성전자에 생산 요청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 미국 고려해 화웨이 요청 거절" 

17일 대만 디지타임스 등은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의 위탁생산 요청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IT매체 테크레이더는 "화웨이는 삼성이 자신들의 요청을 받아줄 경우 삼성과 경쟁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일부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의 1위인 TSMC와의 격차를 줄여야 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강경 제재 방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화웨이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고객사 관련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퀄컴, 삼성에 앞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5G 통합칩 '기린 990', [사진 화웨이]

화웨이가 퀄컴, 삼성에 앞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5G 통합칩 '기린 990', [사진 화웨이]

"화웨이, 미국 장비 안 쓰는 삼성에 요청"  

최근 TSMC가 화웨이의 AP칩에 대한 위탁 생산을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의 미디어들은 "화웨이가 TSMC 대신 삼성과 파운드리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TSMC와 달리 삼성의 파운드리 주요 장비가 유럽·일본산 제품이라는 것이 근거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미국산 반도체 장비·특허를 쓰는 기업은 화웨이와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했다. TSMC가 화웨이의 파운드리 신규 수주를 중단한 것도 이 때문이다. TSMC는 한 발 더 나아가 미국 애리조나에 5㎚(1㎚·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화웨이, 스마트폰용 고성능 AP 칩 조달 위기 

화웨이는 TSMC와 삼성전자 모두한테 위탁 생산을 맡기지 못하면 자체 개발한 '기린' 칩셋을 만들기 어렵고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화웨이는 자회사로 반도체 설계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있고, 중국 내 파운드리업체는 SMIC(중신궈지·中芯國際)게가 있다. 하지만 전력 소모는 적고 성능은 뛰어난 기린칩을 생산하려면 7㎚ 공정기술이 필요한데 이 기술을 갖고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 두 곳 뿐이다. SMIC의 공정기술 수준은 현재 14㎚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 IT매체 테크레이더는 "화웨이가 기린 대신 미국 퀄컴이 만든 AP칩(스냅드래곤)을 쓸 수 밖에 없도록 내몰리고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행정부가 퀄컴과 화웨이의 AP칩 거래를 승인할지도 불투명하다.

현재 화웨이를 제외한 비보·오포·샤오미 등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업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AP칩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화웨이와 달리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해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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