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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성인끼리 입장은 사절…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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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장현기의 헬로우! 브릭(13)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는 레고사에서 운영하는 소규모의 공식 실내 테마파크입니다. 현재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10개국에 27개의 지점이 있는데, 미국에만 13개가 있고 아시아에는 6개 도시에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에도 두 개씩이나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없지요.

제 주변의 테마파크 관련 사업가가 한국에 들여오려고 몇 번 시도했으나 그 조건이 워낙 까다로워 그만뒀다는군요.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는 한마디로 레고랜드의 축소판 테마파크로 보시면 됩니다. 지향하는 콘셉트, 타깃 관객, 어트랙션 형태 등이 레고랜드와 거의 동일합니다.

다만 실내에 있고 규모가 좀 작다는 것이 다르죠. 2015년 일본 도쿄에 있는 디스커버리 센터를 다녀왔습니다. 이때에는 나의 쌍둥이 아들과 함께 다녀왔는데 그 이후 2018년 도쿄 출장 목적으로 방문하였을 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디스커버리 센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주 특별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만 16세 이상의 성인은 단독 입장이 불가능하고 아동 동반 시에만 입장이 가능한 점입니다. 또한 만 16세 미만의 입장객은 16세 이상의 동반 성인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어린이, 청소년을 동반한 가족 단위의 관객만 들어갈 수 있는 거죠. 이러한 조건 때문에 관광 중에 시설을 방문한 커플이나 성인인 친구 사이는 헛걸음하게 된답니다.

6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레고는 거의 모든 연령대가 좋아하는 테마인데 레고사가 굳이 그렇게 규정을 정한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독자 중에 이곳을 꼭 방문하시고 싶으나 동반할 아이가 없다면 작년 우리 회사 동료 직원들이 사용한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입구에서 가족 단위 관객을 기다렸다가 사정을 설명하고 그 가족들과 함께 입장하는 방법이지요. 간단하죠?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도쿄 맵. [사진 공식 홈페이지]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도쿄 맵. [사진 공식 홈페이지]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는 도시마다 규모가 조금씩 다릅니다. 실내형 테마파크이다 보니 대부분 대형 쇼핑몰에 위치하게 되는데 그 건물의 규모와 형태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다녀온 도쿄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는 오다 이바의 대형 쇼핑몰 안에 총 3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대략 층별로 200~300평 크기로, 전체 크기는 약 800~1000평 규모 정도로 파악됩니다. 3층에 입구가 있고 메인 시설과 라이드 어트랙션은 6층과 7층에 있어, 티켓을 구매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7층에 도착하면 맨 먼저 레고 팩토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레고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죠.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레고 팩토리. [사진 공식 홈페이지]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레고 팩토리. [사진 공식 홈페이지]

레고 팩토리를 지나면 킹덤 퀘스트라는 이름의 실내 라이드 어트랙션이 나옵니다. 실내라는 특성상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종류의 놀이기구는 아니고, 전자 총을 들고 움직이는 열차에 탑승해 노선 곳곳에서 등장하는 타깃을 맞춰 득점하는 게임 어트랙션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메인 타깃이 어린이다 보니 성인에게는 그리 신기하거나 매력적이진 않습니다. 천천히 움직이는 전동차에서 레이저건을 타깃에 맞추는 이러한 놀이시설은 사실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지요.

그래도 레고가 테마인지라 곳곳의 조형물은 당연히 레고 브릭을 쌓아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 라이드 어트랙션인 말린 어프렌티스는 차량 내부에 있는 페달을 직접 밟아 고도를 상승시키는 놀이기구인데, 역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우 기본적인 시설입니다. 2인승이지만 성인끼리 동승은 불가합니다.

레고랜드디스커버리 센터 킹덤 퀘스트. [사진 공식 홈페이지]

레고랜드디스커버리 센터 킹덤 퀘스트. [사진 공식 홈페이지]

다음 섹션은 레고 미니 랜드입니다. 이곳은 정식 레고랜드의 미니 랜드와 같이 시설이 위치한 도시를 테마로 디오라마를 꾸며 놓았습니다. 도쿄 디스커버리 센터는 아래 보시는 사진처럼 도쿄 타워, 도쿄 돔, 레인보우 브릿지 등 도쿄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들로 디오라마를 구성해 놓았습니다. 정식 레고랜드와 다른 점이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스케일입니다.

레고랜드의 미니 랜드 디오라마는 사람을 약 12cm의 크기로 그 비례에 맞게 건물을 구성해 놓았다면 디스커버리 센터의 미니 랜드는 레고의 미니 피겨 크기 (약 3cm)의 스케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규모는 작지만, 도시를 거니는 미니 피겨가 더 앙증맞고 귀엽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미니 피겨 스케일의 디오라마가 훨씬 좋습니다. 두 번째는 이 시설이 실내에 있다 보니 LED 장치와 프로젝터 영상과 조명 효과로 도시의 낮과 밤을 감상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여러 장치를 이용하여 도쿄의 낮과 밤이 일정 시간 동안 바뀌면서 연출됩니다.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미니랜드. [사진 브릭캠퍼스]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미니랜드. [사진 브릭캠퍼스]

미니 랜드를 지나면 크리에이티브 워크숍을 진행하는 교실이 나옵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레고 브릭의 종류, 다양한 조립법 등을 알려주는 수업이 진행되는데요, 강의 시간이 정해져 있어 미리 신청하는 관객에 한해 기회가 주어집니다. 브릭을 너무 좋아하는 저도 이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역시 성인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크리에이티브 워크샵. [사진 브릭캠퍼스]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크리에이티브 워크샵. [사진 브릭캠퍼스]

워크숍 교실 옆에는 레고 작품을 만드는 작업실이 있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처럼 안에서 작업하는 모습이 보일 수 있게 유리로 개방이 되어 있고, 그 방 안에서 브릭 작가로 보이는 작업자가 열심히 레고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 이 작가가 입고 있는 티셔츠 등에는 ‘레고빌더(Lego Builder)’라고 쓰여 있습니다. 제가 이 칼럼 초반에 말씀드린 것처럼 브릭 아트의 세계에서는 ‘아티스트(Artist)’ 대신 ‘빌더(Builder)’라는 말을 더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레고사도 그렇게 쓰고 있네요.

보스톤 레고랜드디스커버리 센터 내부의 작업실과 빌더. [사진 레고랜드 디스커버리센터 홈페이지]

보스톤 레고랜드디스커버리 센터 내부의 작업실과 빌더. [사진 레고랜드 디스커버리센터 홈페이지]

옆에는 닌자고 콘셉트의 대형 정글짐이 있는데, 10분 동안 정해진 인원을 입장시켜 체험할 수 있게 운영이 되고 당연히 성인은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외관에 스터드 장식을 약간 해둔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레고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 곳은 아니고, 역시 주변 몰이나 대형 백화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어린이 실내 놀이터 수준입니다. 이것도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더군요. 더 레고답게 브릭답게 꾸며 놓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옆 레고 시네마에서는 30분짜리 4D 레고 무비를 상영하고 있습니다. 레고 미니 피겨가 주인공인 3D 애니메이션을 입체 안경을 쓰고 관람하며, 영상 내용에 따라 의자가 상하좌우로 움직이거나 진동하는 어트랙션입니다. 여느 테마파크에서도 쉽게 접하는 콘텐츠이지만 레고 콘셉트의 4D 영화는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영화까지 관람하고 나면 드디어 직접 브릭 아트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구역마다 테마가 있습니다. 도시를 테마로 한 시티 빌더, 공룡 테마의 다이노 익스플로러입니다. 디스커버리 센터 체험 존의 가장 큰 특징은 기본적인 틀을 갖추고 본딩이 되어 있는 디오라마 작품 위에 본인이 만든 창작품을 추가해 조립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존의 거대한 작품 주변을 체험하는 관객이 추가로 꾸며 도시를 만들거나 정글을 만드는 것인데요, 일반적인 브릭 체험보다 훨씬 흥미롭습니다. 아마도 이 구역 스태프는 매일같이 관객이 당일 추가한 브릭 작품을 일일이 다시 해체하는 것 같습니다. 그 작업을 매일 하는 저희는 잘 알고 있지요. 예상보다 엄청 수고스럽다는 것을.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체험존. [사진 브릭캠퍼스]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체험존. [사진 브릭캠퍼스]

디스커버리 센터 중앙에 위치한 레고 카페에서는 간단히 배를 채울 수 있는 스낵, 음료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정식 레고랜드에서도 사실 레고다운 먹거리를 잔뜩 기대했다가 실망했었는데 역시 이곳에서도 먹거리는 그리 흥미롭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스낵코너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 음료가 전부이고 단지 ‘레고런치박스’라고 해 아래 사진처럼 2x2 레고 브릭 모양의 플라스틱 박스 안에 먹거리를 넣어서 판매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레고카페. [사진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홈페이지]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레고카페. [사진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홈페이지]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를 총평하자면 솔직하게 ‘조금 아쉽다’입니다. 우선 레고랜드처럼 타깃을 너무 어린이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특히 이곳은 성인 관객만의 방문을 공식적으로 불허하는 정책을 만들 정도이니 레고랜드보다 더욱 그러하지요.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레고 하우스만이 그 아쉬운 점을 충분히 보완하고 있지만 그런 시설이 덴마크 빌룬트 한 곳에만 있다는 것이 더욱 아쉽기만 합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 자녀나 조카를 뒀다면 가볼 만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본 것처럼 아이들은 연신 탄성을 지르며 이곳저곳을 뛰어다닐 것이 분명하니까요. 다음 시간부터는 레고사가 전혀 개입하지 않고 운영되고 있는 브릭 콘셉트의 테마파크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그 첫 번째로 여러분과 함께 체코 프라하로 날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주)브릭캠퍼스 대표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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