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밀림 코끼리가 하루 2만보 걷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0.06.17 13:00

[더,오래] 신남식의 야생동물 세상보기(14)

지난번에는 아프리카코끼리와 아시아코끼리의 차이점을 알아보고 가장 큰 특징인 코의 기능과 능력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코끼리는 코 이외에도 보통의 육상동물과는 다른 점이 너무 많다.

치아의 구조는 독특하다. 코끼리의 치아는 상아로 불리는 엄니와 음식물을 씹는 기능을 하는 어금니로 구성된다. 하마 멧돼지 고리니 등도 엄니를 가지고 있는 데 이는 송곳니가 발달한 것이나 상아는 이들과 달리 위쪽 앞니가 변형된 것이다. 상아는 생후 6개월~1년에 유치를 대신하여 자리 잡고 1년에 12cm 정도씩 자라 최대 3m에 이른다. 상아의 기능은 다양해 물이나 나무뿌리를 얻기 위해 땅을 파거나 나무껍질을 벗길 때, 다니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 나무를 옮기거나 가지를 칠 때 유용하다. 상대방과 싸울 때는 공격과 방어의 무기가 되며 코를 보호한다. 사람에게 오른손 왼손잡이가 있듯이 코끼리는 상아로 구별된다. 상아가 많이 닳는 쪽이 주로 사용하는 상아잡이가 된다.

코끼리의 치아는 상아로 불리는 엄니와 음식물을 씹는 기능을 하는 어금니로 구성된다. 상아는 물이나 나무뿌리를 얻기 위해 땅을 파거나 나무껍질을 벗길 때, 다니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 나무를 옮기거나 가지를 칠 때 유용하다. [사진 Pixabay]

코끼리의 치아는 상아로 불리는 엄니와 음식물을 씹는 기능을 하는 어금니로 구성된다. 상아는 물이나 나무뿌리를 얻기 위해 땅을 파거나 나무껍질을 벗길 때, 다니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 나무를 옮기거나 가지를 칠 때 유용하다. [사진 Pixabay]

상아는 예로부터 귀한 장식용이나 공예품을 만들 목적으로 사용되었고 당구공이나 피아노 건반 등에도 이용되었다. 도장을 사용하는 문화를 가진 한국에서도 인감도장 하나는 상아로 만든 것을 원하기도 했다. 상아의 쓰임새가 다양하고 고가에 거래되기 때문에 코끼리는 오래전부터 밀렵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상아의 뿌리는 위턱뼈에 깊이 박혀 있어 이를 얻기 위해서는 코끼리를 죽이지 않고는 어렵다. 많은 양의 상아를 얻기 위해 상아가 큰 코끼리가 우선적으로 포획되었기 때문에 세월이 흐를수록 상아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게 된다. 과거에는 상아의 무게가 90kg 되는 개체가 많았지만 현재는 45kg이 넘는 것이 드물다. 상아의 거래는 국제적으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중국시장에서 2014년에 1kg에 2100달러, 2017년에 730달러에 거래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니 아직도 상아의 사용이 근절되지 않은 것 같다.

상아는 예로부터 귀한 장식용이나 공예품을 만들 목적으로 사용되었고 당구공이나 피아노 건반 등에도 이용되었다. 쓰임새가 다양하고 고가에 거래되기 때문에 코끼리는 오래 전부터 밀렵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중앙포토]

상아는 예로부터 귀한 장식용이나 공예품을 만들 목적으로 사용되었고 당구공이나 피아노 건반 등에도 이용되었다. 쓰임새가 다양하고 고가에 거래되기 때문에 코끼리는 오래 전부터 밀렵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중앙포토]

코끼리의 한쪽 턱에는 위아래 6개씩의 어금니가 있다. 사람을 포함한 대부분의 포유동물은 유치와 영구치로 구분되며 영구치가 밑에서 솟아올라 유치를 밀어내며 교체된다. 코끼리의 어금니는 평생 6번 교체되는데 새로운 어금니는 턱의 안쪽에서 앞쪽으로 이동하면서 닳아있는 기존의 어금니를 한꺼번에 밀어내는 모양새다. 첫 번째 어금니 세트는 2~3살이 되면 밀려 나가고 두 번째는 4~6살 때 교체된다. 세 번째는 9~15살, 네 번째는 18~28살에 다섯 번째는 40살이 넘어 밀려난다. 이때부터 자리 잡은 마지막 여섯 번째 어금니 세트는 남은 일생을 같이한다. 마지막 어금니가 닳으면 음식물을 씹을 수가 없기 때문에 생을 마감하게 된다. 건강한 치아를 가지는 것은 큰 복이라 하는데 코끼리는 여섯 번이나 새로운 어금니로 바꿔가면서 평생 건강한 치아를 지니기 때문에 70년이나 장수하는 것 같다.

코끼리의 피부는 입 귀 항문 주변 등을 제외하고는 2~4cm의 두께를 가진다. 피부가 두터운데도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햇빛을 차단하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진흙을 많이 이용한다. 주기적인 진흙목욕은 열상과 해충을 막아주고 수분손실을 최소화한다. 코끼리는 몸집에 비하여 체표면적이 작기 때문에 열을 발산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발톱 주변 이외의 피부에는 땀샘이 거의 없어 체열을 발산하는 데는 귀의 역할이 크다. 귀는 피부가 얇고 표면에는 혈관이 많이 분포하여 큰 귀를 펄럭거리면 열을 효율적으로 발산할 수 있다. 한편 다리를 교대로 들어 올리는 행동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는 이상행동이 아니라 발바닥을 공기에 노출해 체열을 발산하려는 노력의 행동으로 알려져 있다.

코끼리의 피부는 입 귀 항문 주변 등을 제외하고는 2~4cm의 두께를 가진다. 피부가 두터운데도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햇빛을 차단하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진흙을 많이 이용한다. [사진 Pixabay]

코끼리의 피부는 입 귀 항문 주변 등을 제외하고는 2~4cm의 두께를 가진다. 피부가 두터운데도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햇빛을 차단하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진흙을 많이 이용한다. [사진 Pixabay]

다리의 근육과 골격구조는 코끼리의 큰 덩치와 몸무게를 지탱하는데 최적화되어있다. 네 다리는 원기둥 꼴로 몸통 바로 밑에 위치하여 수직으로 뻗고 있어 몸무게를 효율적으로 분산하여 받치고 있다. 지붕을 큰 기둥으로 버티고 있는 형상으로 오래 서 있을 수 있다. 체중은 머리와 몸통의 구성에 맞춰 앞다리가 60% 뒷다리는 40%를 부담한다. 발바닥은 면적이 넓고 탄성의 결합조직인 쿠션패드가 있어 무게를 분산시키고 충격을 흡수하여 피로도를 줄여준다.

코끼리가 좋아하는 먹이는 나뭇잎 풀 과일 등이다. 체구가 큰 만큼 먹이도 많이 먹어 하루에 200kg 정도를 섭취하고 최대 300kg에 이른다. 그래서 하루 중 17~19시간을 먹이를 찾아다니고 이동 거리는 평균 15km 정도 된다. 먹는 양의 1/2은 소화되지 않은 채로 배설되기 때문에 대변의 양은 100kg 정도가 된다. 특히 섬유질의 소화능력이 떨어져 코끼리를 많이 보호하고 있는 곳에서는 이를 수거하여 종이를 만들어 재활용과 자연보호 교육에 활용하기도 한다.

무리의 리더는 오랫동안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이가 가장 많은 암컷이며, 번식에는 참여하지 않더라도 최후까지 무리를 이끈다. [사진 Pixabay]

무리의 리더는 오랫동안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이가 가장 많은 암컷이며, 번식에는 참여하지 않더라도 최후까지 무리를 이끈다. [사진 Pixabay]

코끼리는 보통 암컷어미 3마리와 그들이 부양하는 새끼들을 포함하여 10여 마리가 단단한 가족 단위의 무리 생활을 한다. 무리의 리더는 오랫동안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이가 가장 많은 암컷이다. 나이가 많아 번식에는 참여하지 않더라도 최후까지 무리를 이끈다. 매사에 사려 깊고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답다. 수컷은 성장하면 태어난 무리를 떠나 혼자 생활하거나 같은 수컷끼리 일시적으로 작은 무리를 만든다.

코끼리는 야생에서 개체 수가 점점 줄고 있다. 아프리카코끼리는 40만~45만 마리 아시아코끼리는 4만~5만 마리가 야생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는 서울동물원 서울어린이대공원 에버랜드동물원 대구달성공원 광주우치공원 전주동물원 대전오월드 부산삼정더파크 등 8개 동물원(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 등록기관 기준) 에서 17마리의 아시아코끼리를 보호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이레본 기술고문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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