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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음과 함께 집 흔들려"···최북단 대성동마을 주민들 긴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16일 오후 2시49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개성공단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6일 오후 2시49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개성공단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집이 흔들려 깜짝 놀랐어요”

16일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안쪽 비무장지대(DMZ) 내 대성동마을 전 이장 전창권씨의 말이다. 전씨는 “거실에 앉아 쉬던 중 갑작스러운 폭발음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곧바로 거실 창 너머 북한 개성공단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게 보였다고 했다. 전씨는 “개성공단과는 4㎞가량 떨어져 있는 거리인데, 마치 가까이서 지뢰가 터지는 듯한 큰 폭발음과 진동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곧바로 TV 뉴스를 보고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걸 알았다고 전했다. 그는 “퍼줄 때는 다 받아먹던 북한이 이제는 막 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완배 파주시 민통선 내 통일촌 이장은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바로 마을 방송을 통해 ‘야외 농사일을 멈추고 마을로 들어와 일단 대기하라’고 주민들에게 알렸다”고 했다. 그는 “이후 군부대에서 대피 지시 등의 연락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뉴스1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뉴스1

통일부는 이날 오후 “북한이 오늘 오후 2시 49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같은 해 9월 개성에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소 19개월 만에 사라졌다.

“빌미 준 대북전단 살포 철저히 막아라”  

이런 가운데 접경지역에서는 북한의 도발에 빌미를 준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강력히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접경지역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의 반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25일쯤 대북전단 100만장을 북으로 날려 보내겠다고 예고하고 있어서다.

접경지역을 지역구로 둔 경기도의회 의원 25명이 16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대북 전단 살포 금지 법률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접경지역을 지역구로 둔 경기도의회 의원 25명이 16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대북 전단 살포 금지 법률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접경지역을 지역구로 둔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대북 전단 살포 중단과 이를 금지하는 법률 제정을 16일 촉구했다. 유상호(연천) 의원 등 도의원 25명은 성명을 통해 “일부 탈북자가 25일 100만장의 대북 전단을 살포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연천, 파주, 김포, 고양 등 접경지역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고, 코로나19로 침체한 경제는 더욱 가라앉고 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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