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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우리민족끼리 인용한 일부 한국언론 보도, 아연실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6일 홈페이지에 링크된 노동신문 기사의 독자감상글 코너를 통해 "문재인이 굴러들어온 평화번영의 복도 차버린 것은 여느 대통령들보다 훨씬 모자란 멍청이인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 등의 댓글을 노출했다. [연합뉴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6일 홈페이지에 링크된 노동신문 기사의 독자감상글 코너를 통해 "문재인이 굴러들어온 평화번영의 복도 차버린 것은 여느 대통령들보다 훨씬 모자란 멍청이인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 등의 댓글을 노출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16일 국내 특정 매체를 언급하며 “아연실색했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의 댓글 보도와 관련해서다.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리민족끼리가 ‘멍청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한 언급이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민족끼리의 입장도 아니고, 독자 감상글 코너라는 곳에 올라와 있는 댓글의 내용으로, 입장을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앞서, 이날 오전 우리민족끼리 독자 감상글 코너에는 “울 남녘의 역대 대통령들도 막 나갔지만, 특히 문재인이 굴러온 평화번영의 복도 차버린 것은 여느 대통령들보다 훨씬 모자란 멍청이인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라는 내용이 노출됐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댓글도 댓글이지만 우리 언론의 기사를 보고 그야말로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며 “조선일보의 경우 기사 제목의 주어를 우리민족끼리의 댓글이 아니라 통칭해서 북한으로 표현하면서 원색적인 댓글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의 보도가 과연 언론의 정도라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특정 매체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거론하며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전날 문 대통령이 “남과 북이 함께 돌파구를 찾아 나설 때가 됐다. 더는 여건이 좋아지기만 기다릴 수 없는 시간까지 왔다”고 제안했지만, 북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비무장 지역으로 군을 진출시키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통일부와 국방부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는 절제해서 단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고만 답했다. 이 관계자는 특사 파견과 관련해선 “이야기 나온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또한 1년쯤 전에 문 대통령이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던 것과 관련해선 “정상회담 제안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와의 문답이 끝나고 30분도 채 안 돼, 북한은 개성 공단의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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