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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관광객 12% 줄었는데…하남·남양주·옹진·진도 뜬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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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한국인의 여가 문화도 달라졌다. 유명한 관광지보다 가족과 함께 가까운 자연을 찾아가 캠핑이나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중앙포토]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한국인의 여가 문화도 달라졌다. 유명한 관광지보다 가족과 함께 가까운 자연을 찾아가 캠핑이나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중앙포토]

‘여행, 관광은 지고 캠핑, 등산이 떴다.’
코로나 시대 레저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서울관광재단이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블로그·인스타그램 등 SNS 빅데이터 약 19억6000건을 분석한 결과 ‘국내 여행’과 ‘축제’ 언급량은 각 50%, 89% 감소했고 ‘캠핑’과 ‘등산’ 언급량은 각 70%,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두드러지는 건 서울의 산 언급량이다. 인왕산(363%), 북한산(243%), 아차산(215%), 개웅산(165%), 용마산(150%) 순으로 언급량이 폭증했다. 개웅산은 구로구, 용마산은 중랑구에 있는 동네 뒷산이다.

캠핑에 관한 관심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캠핑’ 키워드 언급량이 407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69건)보다 70% 이상 증가했다. 캠핑 입문자를 뜻하는 ‘캠린이’, 야외가 아닌 집에서 즐기는 ‘홈캠핑’ ‘베란다캠핑’ ‘옥상캠핑’ 등의 신조어도 등장했다.

서울관광재단 신동재 R&D 팀장은 “SNS 활동이 왕성한 20~30대의 등산과 캠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키워드 언급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대, 아웃도어 여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인천 옹진군 모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관광객의 모습. [중앙포토]

코로나19 시대, 아웃도어 여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인천 옹진군 모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관광객의 모습. [중앙포토]

한국관광공사가 1월 20일부터 5월 30일까지 넉 달간 SK 티맵의 교통데이터와 KT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는 장거리 여행지보다 근거리 생활 관광지를 찾는 문화가 확산한 결과를 보여준다. 서울 인근의 도시, 이를테면 경기도 하남(17% 증가), 남양주(9% 증가), 인천 옹진군(6% 증가)의 방문 증가율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근거리 생활 관광지 중에선 캠핑장의 방문 증가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조사에 따르면 캠핑장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73% 증가했다. 수도권의 인기 여행 도시를 레저 액티비티 장소로 이용한 사람도 많았다. SK 티맵 자료에 따르면 하남은 91%, 남양주는 38%, 옹진은 27%가 레저 관련 장소를 방문했다. 미사리조정경기장(하남), 정약용 유적지(남양주), 서포리해변(옹진)이 대표적이다.

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 관광객은 12% 감소했다. 이 와중에 수도권과 멀리 떨어졌는데도 방문객이 증가한 지역이 있었다. 전북 임실(18% 증가), 전남 진도(9% 증가)와 고흥(4% 증가), 강원도 양양(5% 증가) 등이다.

한국관광공사 임상용 관광컨설팅팀 차장은 “대도시에서 가까우면서도 야외 활동을 즐기기 좋은 도시와 거리는 멀더라도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해변 지역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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