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제침체 자살과 밀접…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해결 시급"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경제적 어려움 등에 따른 우울감 등이 커지면서 위험한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 오후 2시 한국생명운동연대 등 주최 세미나 #공동체서 밀려난 중년층 위험…"정책 배려 필요"

현명호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16일 “코로나 장기화 또는 코로나 이후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경제 침체는 자살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카드대란, 금융위기 등에서 익히 봐 왔다” 면서다.

현 교수는 17일 오후 2시 37개 시민단체로 결성된 한국생명운동연대, 한국종교연합, 맹성규 국회의원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코로나19, 한국 중년 세대 자살과 종교계 역할’이란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의 주제 발표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극단적 선택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극단적 선택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중앙포토

현 교수는 특히 40~50대 중년층의 위기에 주목했다. 그는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가정을 이끌어가는 중년 세대들이 직장을 잃게 되면 경제적 어려움과 소속감을 잃는다”며 “사회적 지지체계가 상실돼 평생을 누군가에게 기대며 살아가야 하고 동호인 모임이나 향우회, 동문회 등 공동체에서 밀려나게 된 경우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중년층의 경우 금전적인 빈곤뿐 아니라 소속돼 있는 기업 속의 구조조정, 은퇴 등으로 인한 경제적인 위치와 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으면서 극단 선택에 내몰릴 위험이 크단 얘기다.

현 교수는 “정부가 경기침체를 우려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주고 있는데 계속 줄 수는 없다”며“소외된 사람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위험군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 교수는 “직장을 다니다 그만둔 사람은 실업수당을 받지만, 일용직들은 이러한 혜택을 못 받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관심이 필요하며 남에게 의존하고 사는 것 외에 방법이 없는 사람, 큰 질병이 걸려 치유 가능성이 없어 치료비가 많이 드는 사람, 부모나 자녀에게 의지하는 사람 등이 죽음을 생각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살 일러스트. 사건과 관계 없음. 중앙포토

자살 일러스트. 사건과 관계 없음. 중앙포토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지역·사회·종교행사 감소 등은 사회 지지체계 동력을 약화하고, 이에 따른 자살증가가 우려되는 만큼 종교계 역할도 강조했다.

현 교수는 “종교는 삶의 방향을 설정해 주고 삶의 방식을 규정하는 역할을 하면서 아픈 마음을 치료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 종교기관을 통해 사회적 관계 형성을 하고 유대감을 높이며 지역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일(17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리는 이번 세미나에서는 박종화 원로목사(한국종교연합 상임고문)도 나서 기조강연을 한다.

양두석 교수(가천대/안실련 자살예방센터장)가 좌장을 맡고, 선업 스님 (불교 상담개발원장), 신상현 수사 (음성꽃동네), 이정숙 회장 (사)선진복지사회연구회), 이동우 교수(인제대백병원), 서일환 과장(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이 토론에 참여한다.

한국종교연합 상임대표 박경조 성공회주교, 공동대표 김홍진 신부, 김대선 원불교 교무, 한국생명운동연대 조성철 상임대표도 참석한다. 이날 행사는 국회방송중계와 한국생명연대인터넷생방송으로 볼 수 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