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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과수원 390곳 휩쓸고 주춤해진 화상병…의심신고 한 자릿수

중앙일보

입력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충북 충주시 산척면의 한 과수농가에서 사과나무를 땅 속에 묻고 있다. [사진 충주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충북 충주시 산척면의 한 과수농가에서 사과나무를 땅 속에 묻고 있다. [사진 충주시]

충북에서 기승을 부린 과수화상병 확산세가 둔화했다.

충북 이번주 확진 1곳 증가세 둔화 #피해면적 220㏊, 지난해 2.5배

 16일 충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전날 도내 과수화상병 확진 농가는 390곳으로 14일과 비교해 1곳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의심 신고는 7건으로 이달 들어 가장 적었다. 농촌진흥청 정밀진단 검사 건수도 10건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확산세가꺾이긴 했지만,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과수원 소독과 매몰지역 방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나 배 등에서 발생한다. 감염되면 잎과 꽃·가지·줄기·과일 등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말라 죽는다. 아직 치료제가 없어 병에 걸린 나무는 뽑아서 땅속에 묻어야 한다. 이곳엔 3년 동안 균을 보유할 가능성이 큰 180여 종의 기주식물과 작물을 재배할 수 없다.

 현재까지 충북 지역 과수화상병 피해면적은 220㏊로 지난해 145곳 88.9㏊의 2.5배 수준이다. 충주 산척면과 소태면, 경계 지역인 제천 백운면에 집중됐다. 산척면은 사과농가 150곳 중 73%가 피해를 보아 이 지역 과수 기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농민 김모(63)씨는 “사과나무를 땅에 묻고 다시 수확하려면 최소 9년이나 걸려서 더는 과수원을 운영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과수화상병 확진 농가 피해 보상금이 8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보상에 필요한 예산이 정부 추경에 편성돼 피해 농가에 신속히 지급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등 관계 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의하라”고 당부했다. 올해 보상 단가가 줄어든 것에 불만을 품고 매몰을 거부했던 농가들은 지난 4일 농촌진흥청을 만난 뒤 방제에 협조하기로 결정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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