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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前 차관보 "北 강경 메시지…한미 간 균열 키우려는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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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힐 전 6자회담 대표(전 주한 미국 대사)가 2019년 4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8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기자협회

크리스토퍼 힐 전 6자회담 대표(전 주한 미국 대사)가 2019년 4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8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기자협회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전 주한 미 대사)가 연이은 북한의 대남 강경 메시지는 한미 간 균열을 키우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15일(현지시간)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이 진행한 '협상 대표들의 조언: 북한에 관한 다음 조치들' 화상 세미나에서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의 최근 강경 행보의 의도를 이렇게 진단했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삐라' 담화를 시작으로 남북관계 단절 선언, 대남 군사행동 시사 등 연이어 한국 정부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힐 전 차관보는 "지난 두어 주간 우리가 본 북한의 행동들은 진짜로 미국과 한국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기 위한 시도"라며 "일종의 동맹에 대한 시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미 방위비협상 문제도 거론했다. 힐 전 차관보는 "지금까지 우리는 매우 형편없이 하고 있다"며 "우리 군에 대한 주둔국의 지원 이슈와 관련된 트럼프의 집착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 공조에 방해 요소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한국 정부에 굴욕감을 주려고 시도하는 일은 보다 정치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한국과 미국 사이의 간극을 더 벌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했을 때에 비해 한미가 가깝지 않다는 생각에 매우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나는 우리가 동맹의 결속 문제에 대해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아울러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대북제재 완화를 원하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협력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면서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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