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통한 전파 없어"···中 코로나 숙주? 연어는 억울하다

중앙일보

입력 2020.06.15 16:37

업데이트 2020.06.15 16:57

베이징 신파디 시장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자 중국 경찰이 13일 슈퍼와 상점을 돌며 육류와 해산물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베이징 신파디 시장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자 중국 경찰이 13일 슈퍼와 상점을 돌며 육류와 해산물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정부가 베이징(北京)을 중심으로 다시 번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주범으로 연어를 지목하고 나섰다. 베이징에서 코로나19 확진가 80명 가까이 속출하면서 2차 확산세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다.

베이징 중심으로 2차 확산세 이어지자
중국, 유럽산 연어 주범(?) 가능성 제기
전문가 "음식물 통한 전파 가능성 비약"

중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 집단감염 진원지로 펑타이(豊台)구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지목하며, 연어를 처리하는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게 발단이었다.

쩡광(曾光)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과학자는 15일 "베이징 시민은 당분간 연어로 날로 먹어선 안 된다"고까지 말했다. "사람이 연어에 감염됐는지 등에 대해 아직 밝혀지지 않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연어는 익혀 먹는 게 좋다"면서다.

중국은 베이징에서 최근 56일 간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던 점을 들며, 신파디 시장에서 판매된 연어가 유럽산(産) 수입 연어인 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들어온 것일 수 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노르웨이서 항공으로 직송한 생연어. 사진은 기사와 상관 없음.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가 노르웨이서 항공으로 직송한 생연어. 사진은 기사와 상관 없음. [사진 롯데마트]

정말 연어를 통해 코로나19 감염이 가능할까.

음식물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하는 경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게 식중독균인 노로 바이러스다. 겨울철 생굴 등 어패류를 먹고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국내 감염내과 전문가들은 연어를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음식물을 통해 코로나19가 감염됐다는 사례 보고가 지금껏 한 번도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이 꼽은 가장 큰 이유다.

최준용 신촌세브란스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고, 음식물을 통한 감염 사례도 있다"며 노로 바이러스를 예로 들었다.

최 교수는 "하지만 코로나19는 사람 간 비말(침방울)을 통한 전파가 현재까지 확인된 감염 경로"라며 "이번 사례만 갖고 코로나19가 음식물을 통해 전파를 일으킨다고 보는 건 비약일 것 같다"고 말했다.

14일 중국 베이징 신파디 농산물 도매시장 앞을 무장 경찰이 지키고 있다.  지난 13일 베이징에서는 36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으며 모두 이 시장과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 연합뉴스

14일 중국 베이징 신파디 농산물 도매시장 앞을 무장 경찰이 지키고 있다. 지난 13일 베이징에서는 36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으며 모두 이 시장과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 연합뉴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금까지 음식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가 됐다는 보고가 없어서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선 연어가 문제라기 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연어를 만지며 도마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은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엄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아직 많지 않은 만큼, 중국 당국 입장에선 음식물을 통한 전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확인될 때까지 연어를 익혀 먹으라고 한 건 정부의 원칙적인 대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보건당국도 베이징 집단감염의 경로 파악을 주시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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