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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지친 피부 진정엔 연어 스테이크 배앓이 완화엔 두부찜 좋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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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별 여름 보양식 올해는 6월 초부터 한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도는 이른 폭염이 찾아왔다.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입맛이 떨어지고 기력도 저하되면서 여름 보양식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보양식이라고 하면 흔히 삼계탕·추어탕·장어구이 같은 고단백·고칼로리 음식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영양 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영양 과잉이 오히려 문제가 되면서 여름 보양식의 의미가 조금 달라졌다. 차움 푸드테라피클리닉 이경미(가정의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고칼로리 음식으로 몸을 보양하는 게 도움됐지만, 현대인은 섭취하는 칼로리가 넘치는 게 문제”라며 “반면에 체력 저하나 무기력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되는 비타민 등 미네랄과 식이섬유 같은 영양소는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여름 보양식도 다양해질 수 있다. 체력 저하의 원인에 따른 상황별 보양식과 더 건강하게 먹는 보양식 섭취법을 알아본다.

땀 많이 흘려 탈수 증상 보일 땐 물이 보약

여름에는 수분 보충을 잘하는 것이 보약이다. 더운 날씨 탓에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는 게 기력 저하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몸의 생리 활동이 느려지고 혈액순환도 나빠진다. 그러면 각 신체 기관에 수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체력이 저하된다.

탄산음료나 과일 주스 같은 음료보다는 물로 수분을 보충하는 게 가장 좋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수분 섭취량은 하루에 종이컵(200ml) 8잔 정도인 1.5~2L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시면 심장과 콩팥에 부담을 줘 현기증, 호흡곤란, 가슴 떨림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금씩 천천히 마셔야 한다. 또 장에 부담을 주는 차가운 물보다는 20~25도의 미지근한 물을 식사 30분 전과 식사 2시간 후에 마시고, 아침 공복이나 일상생활 중에도 1시간 간격으로 마시는 것이 좋다.

갈증을 느꼈을 땐 탈수가 이미 진행한 것이므로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틈틈이 물을 마시는 게 중요하다. 특히 노인은 탈수가 진행돼도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고 기력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 짙은 황갈색 소변은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이 밖에 오이·수박·참외 등의 과채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도 좋다. 더운 날씨에 땀으로 손실된 수분과 무기질을 보충하는 데 도움된다.

무더위로 입맛 떨어졌을 땐 매실차·전복죽

폭염으로 입맛이 없을 땐 오렌지 같이 새콤한 맛이 나는 과일로 식욕을 돋워 주면 좋다. 단 과일의 주성분은 탄수화물이므로 적정량을 먹는 게 중요하다. 망고·파인애플 같이 달콤한 과일일수록 당분이 많아 칼로리도 높다. 식전에 애피타이저로 먹어 식욕을 돋워 주는 게 도움이 된다. 식사 대용으로 과일을 먹는 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오히려 피로감을 가중할 수 있고 포만감이 적어 과한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

입맛이 없는 어르신에게는 전복죽을 권한다. 전복은 콜레스테롤·지방 함량은 적고 원기 회복에 도움되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르기닌이 풍부하다. 더운 날씨에 식욕을 살리는 데도 좋다. 재첩도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고단백 식품이다. 타우린이 풍부해 간의 해독 작용을 돕고 간 기능을 높여 피로 해소에 좋다.

매실차도 보양 음료가 될 수 있다. 신맛이 타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에도 도움된다. 매실에는 구연산이 풍부해 피로물질인 젖산 배출을 돕고, 여름 식중독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장염·배탈로 기운 빠졌을 땐 보리차·두부찜

여름에는 음식이 쉽게 상하고 세균이 잘 번식하면서 장염이 잘 발생한다. 배앓이는 증상이 발생한 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지만, 그 사이에 식이 조절을 잘해야 회복도 빨라진다. 기름진 보양식은 위장관에 부담을 주므로 담백한 쌀을 주재료로 한 미음을 먹는 게 좋다. 또 수분이 부족하지 않게 보리차나 따뜻한 물을 마셔 줘야 한다. 이온 음료는 수분 보충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이온 음료에 포함된 당 성분이 설사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

장염·배탈로 기운이 없을 땐 두부찜 같은 요리가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 두부는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하고, 장벽에 무리를 주지 않으며, 소화 흡수가 잘되고 적절한 열량 보충에 좋다. 위와 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찜으로 조리하면 소화기의 부담도 줄여준다.

폭염으로 까칠해진 피부엔 연어·피망·딸기

폭염에는 피부도 지친다. 이럴 땐 비타민 B·C가 풍부한 식품이 도움된다. 비타민 B1·B2가 풍부한 연어 스테이크는 피로 해소뿐 아니라 피부·머리카락·손발톱 건강에도 좋다. 비타민B1은 체내 에너지 대사를 도와 활력을 끌어올리고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다. 비타민B2는 세포 재생을 돕는 역할을 한다. 건강한 피부와 머리카락 등을 만드는 데 관여한다.

여름엔 실내외 온도 차이로 체온 변화가 급격해져 면역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대상포진·구내염 발병률이 높아진다. 피망·파프리카 등에 풍부한 비타민C는 여름철 면역력 강화에 도움될 뿐만 아니라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완화하는 데도 좋다. 피부에 유해한 활성산소를 억제해 기미·주근깨를 예방한다. 토마토·딸기·수박의 빨간색 성분인 리코펜도 멜라닌 색소 생성을 억제해 여름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데 좋다.

활력 북돋우는 삼계탕은 살코기만 반 마리

삼계탕·추어탕, 장어구이 같은 보양식은 고단백 식품이라 더위로 지친 몸에 활력을 준다. 삼계탕은 양질의 단백질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된다. 장어 역시 고단백 식품이면서 혈관 청소를 담당하는 오메가3와 토코페롤이 풍부하다. 추어탕에는 단백질뿐 아니라 칼슘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하지만 이런 보양식은 대부분 열량이 높고 지방·콜레스테롤·나트륨 함량이 높다. 예컨대 삼계탕 한 그릇의 열량은 900㎉가 넘는다. 성인 하루 섭취 권장량의 절반에 가깝다. 삼계탕을 먹을 때는 지방의 대부분이 집중된 껍질은 빼고 먹는 게 좋다. 삼계탕 대신 반계탕을 선택해 섭취하는 열량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나트륨 함량이 높은 국물은 남길 것을 권한다. 또 나트륨의 배출을 돕는 칼륨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류 반찬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심심하게 양념한 나물무침, 드레싱을 끼얹지 않은 생채소, 쌈채소를 곁들여 먹는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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