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교통사고 학기초 급증, 올핸 지각 개학에 ‘6월 주의보’

중앙일보

입력 2020.06.15 00:02

업데이트 2020.06.15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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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안전은 생명이다③

10일 오후 1시쯤 서울 중구의 한 초등학교 앞. 수업이 끝나는 자녀나 수강생을 태우러 온 승용차와 학원 승합차가 여러 대 눈에 띄었다. 이들 차량은 학교 정문 앞 횡단보도를 차지하고 불법주차 중이었다. 도로 한편을 막고 세워둔 차량도 있었다.

교통안전공단 어린이 사고 분석
56%가 횡단보도 건너다 발생
“스쿨존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를”

초등학교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불법 주정차하면 승용차 기준으로 8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2022년부터는 범칙금이 12만원으로 늘어난다. 불법 주정차로 인한 어린이 교통사고를 막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주변을 순찰 중이던 경찰관은 “불법 주정차 단속은 구청 권한인데 학교 주변에서 단속하는 경우를 별로 못 봤다”고 말했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특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특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늦춰졌던 전국 초등학교의 등교 수업이 최근 시작되면서 어린이 교통사고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4년간(2016~2019년) 어린이 교통사고의 월별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월에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전월과 비교해 가장 크게 증가했다. 2월에 비해 무려 24.7%나 급증한 것이다. 교통안전공단의 최새로나 박사는 “통상 3월에 유치원·초등학교 개학과 함께 어린이 통행량이 증가하면서 교통사고도 함께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등교수업이 이달 초 시작되면서 6월 한 달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행정안전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10년간(2009~2018년)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발생한 5415건의 교통사고 특성을 분석한 걸 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발생한 사고가 56.3%로 가장 많다. 차도를 걷다가 일어난 사고는 5%다. 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한 시간은 수업이 끝나는 오후 2시~6시로 전체 사고의 절반(51.1%)을 넘었다. 피해자의 연령대는 미취학 또는 초등 저학년인 6~9세가 60.6%나 됐다. 특히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생들의 사고가 잦다. 사고원인은 대부분 운전자 과실이었다. 보행자 보호의무위반이 33.6%로 최다였고, 안전운전의무 불이행이 31.6%로 뒤를 이었다.

사실 국내의 어린이 교통사고는 감소세다. 지난 2003년 2만1600여건이 발생했지만, 지난해에는 1만1000여건으로 크게 줄었다. 사망자도 2003년 369명에서 지난해에는 28명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해 1만~1만1000건에 달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교통사고를 더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다각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운전자가 스쿨존에서 제한속도(시속 30㎞ 이하)를 준수하고, 어린이 안전에 더 유의하도록 교육과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어기다 사고를 내면 이른바 ‘민식이법’(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에 의해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최새로나 박사는 “학교 주변의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운전자의 시야가 가려져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며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이뤄져야만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단의 권병윤 이사장은 “어린이가 횡단보도나 도로에 무작정 뛰어들지 않도록 평소에 학교와 가정에서 교통안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한국교통안전공단·중앙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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