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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는 너무 하얘" 이 비판에 다양·포용성 기준 추가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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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카데미상의 트로피인 오스카를 형상화한 동상. [AP=연합뉴스]

미국 아카데미상의 트로피인 오스카를 형상화한 동상. [AP=연합뉴스]

“그동안 아카데미가 약진했지만, 공정한 기회 보장을 위해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카데미상) 규칙과 절차를 개정해 모든 목소리가 반영되고 축하받을 수 있게 하겠다.”(돈 허드슨 아카데미 최고경영자)

수상 기준 포함 위해 TF 내달 안에 구성 #내년 상영작 대상 제94회부터 적용될 듯

미국 영화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상에 다양성과 포용성 기준이 추가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이 문제(다양성)는 긴급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오는 7월31일까지 세부 기준을 마련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오스카는 너무 하얗다’(#OscarsSoWhite)는 비판을 받아온 수상작 선정 과정을 뜯어고치겠다는 일성이다. 데이비드 루빈 아카데미 회장도 “우리 지도부와 이사회는 아카데미 위원회와 프로그램, 행사 전반에 다양성과 포용성을 지속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세부 기준에 앞서 먼저 나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작품상 후보작은 변동 없이 매년 10편으로 정해 다양한 작품을 다루게끔 했다. 이사회 임원 임기도 최대 12년으로 제한해 더 많은 이들에게 문호를 열었다. 다만 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내년 아카데미상 개최 자체가 불확실한 점 등을 고려해 개정안은 2021년 상영작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94회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공영라디오 NPR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여파로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아카데미가 수상 자격 기준과 관련해 새로운 조치에 나섰다”고 전하면서 “앞서 수년간 유색 인종 영화인들과 아카데미의 갈등이 지속돼 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월9일(현지시간)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월9일(현지시간)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실제로 아카데미 역사상 흑인이 감독상 후보에 오른 것은 단 6차례였고 수상은 한 건도 없었다. 지난 2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오스카 작품상을 받을 당시 시상식에서 연기 분야 후보에 오른 흑인 배우는 1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아카데미는 ‘아카데미 애퍼처(Academy Aperture) 2025’라는 슬로건으로 ‘탈백인화’를 노력해왔으며 이번 개정안도 이 같은 노력의 연장선상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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