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들지 않는 ‘친낙 대 반낙’ 갈등 불씨…이낙연측 “당분간 코로나 집중”

중앙일보

입력 2020.06.12 19:21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오는 8월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의 핵심축으로 부상했다. 당권-대권 분리를 둘러싼 일부 분열 기류에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은 급히 진화에 나서는 한편, 당권을 둘러싼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오는 8월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의 핵심축으로 부상했다. 당권-대권 분리를 둘러싼 일부 분열 기류에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은 급히 진화에 나서는 한편, 당권을 둘러싼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1]

오는 8월 29일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친낙(친이낙연) 대 반낙(반이낙연)’ 구도로 흐르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당권-대권 분리론을 고리로 이낙연 의원을 향한 압박이 이어지자 이 의원 측에서 12일 “대세는 이미 정해졌다”고 하는 등 신경전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갈등의 핵심 축은 ‘조건부 대권 포기’ 카드로 반이낙연 전선의 한 축으로 떠오른 김부겸 전 의원과 이 의원이다. 양쪽에서는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기 전 벌써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자 상황을 수습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낙연 의원은 당의 아주 귀한 자산이기 때문에 공격해 상처를 내려고 해서는 안 되고 나도 무척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면에 오른 당권-대권 분리 문제를 의식한 듯 “현실적인 이유로 이낙연 의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있더라도 당이 지켜온 민주적 원칙에 어긋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측 "당분간 코로나19 대응에 집중" 

이낙연 의원 측은 오는 24일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활동보고를 마치기 전까진 당권 논란이 정치의제화 되는 것을 피하고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보였다. [연합뉴스]

이낙연 의원 측은 오는 24일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활동보고를 마치기 전까진 당권 논란이 정치의제화 되는 것을 피하고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보였다. [연합뉴스]

이 의원 측은 “당분간은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임무에 전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심이 모아지는 이 의원의 전대 출마 선언 시점도 오는 22일 전북 전주에서 열리는 코로나19국난극복위의 지역 간담회와 24일 국난극복위 활동보고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뒤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이 의원 측 핵심 인사는 “코로나19 국난극복에 집중해야 할 상황에서 당권 레이스가 지나치게 과열된 측면이 있어 당분간은 이 문제가 정치 의제화 되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11일 당권-대권 분리를 앞세운 경쟁 주자들의 견제에 대해 “많은 의원이 국가와 국민과 당을 위한 충정 어린 고민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당내 자제론에도 여전한 '친낙 대 반낙' 갈등 불씨 

이 의원과 가까운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눈 앞에 일고 있는데 단합된 힘으로 가야지 당 내 분열이 일어나는 건 안 된다”며 자중론을 강조했다. 설 최고위원은 그러면서도 “대세는 이미 정해져 있다. 대세에 따라 재집권할 수 있도록 쉽게쉽게 가자”는 말을 남겼다. ‘대세’는 이 의원을 의미한다. 이때문에 설 최고위원의 해당 발언이 오히려 친낙 대 반낙의 갈등을 심화시킨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분열 자제를 요청하는 것 자체가 더 이상 당권-대권 분리 문제를 언급하지 말고 이낙연 의원을 받아들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고 비판했다.

당 내에선 친낙 대 반낙 갈등구도가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하면 언제든 다시 수면 위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당권-대권 분리를 앞세운 공세가 강화되자 이 의원에 대한 지지세가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1일 이 의원이 발의한 ‘1호 법안’인 재난안전기본법 개정안에 공동 발의자로 김진표·박광온·박주민·박홍근·윤관석·조정식 의원 등 56명이 이름을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김부겸 "때 되면 이낙연 반드시 만나겠다" 

이 의원 측은 김 전 의원과 만나 당권 문제와 관련해 여러 의견을 나누는 시기로 이달 말을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국난극복위 활동이 종료되는 시점이면서 전대 출마가 공식화될 것으로 보이는 시점이다. 이 의원 측 한 인사는 “최근 당권을 둘러싼 갖가지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 김 전 의원을 만나면 괜한 억측과 추측을 낳게 된다”며 “당분간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하고 양측의 고민과 입장이 더 정리된 이후 만나 정제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 역시 이 의원과의 만남 계획에 대해 “이 의원 쪽에서 어떤 결론을 언제 내릴지 모르기 때문에 시기를 못박을 순 없다”면서도 “만날 때가 되면 반드시 만나겠다”고 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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