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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실에 간부가 빨래 심부름"···사장 아들의 '황제 군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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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기업 사장의 아들로 알려진 한 공군 병사가 부대에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군이 감사에 착수했다. 부대를 무단 이탈하고, 부사관에 '빨래 심부름'을 시키는 등 '황제 군 생활'을 했다는 의혹이다.

특정병사 특혜 의혹 폭로 靑청원...공군 감사 착수

재벌 아들이 1인 전용 생활관에서 생활하며 부사관을 마치 비서처럼 다루는 등 '황제 군 생활'을 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장병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공군 제공]

재벌 아들이 1인 전용 생활관에서 생활하며 부사관을 마치 비서처럼 다루는 등 '황제 군 생활'을 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장병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공군 제공]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서울 지역의 한 공군부대에서 특정 병사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며 이를 폭로하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 작성자는 자신을 “20년 정도 공군에서 복무 중인 부사관”이라고 소개했지만 실명은 밝히지 않았다.

청원에는 이 병사가 받았다는 각종 특혜가 열거돼 있다. 병사가 주말에 빨래를 부대 밖 가족의 비서에게 보냈는데 이때 부사관이 매주 빨래를 전달하고 각종 심부름도 했다는 주장이다.

해당 병사가 전용 생활관을 받아 1인실 생활을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청원을 올린 부사관은 “부대에서 특혜 병사가 냉방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전용 생활관을 제공했고, 조기 전역한 병사를 생활관 명부에 넣었다”고 전했다. 허위 문서를 작성해 감찰에 대비했다는 얘기다. 그는 이를 두고 ‘황제 생활관’이라고 비판했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군 부대 비위 관련 글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1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군 부대 비위 관련 글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탈영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4월 부대 체육대회 중 외출증 없이 부대를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가족과 불법 면회를 했다는 의혹도 함께 나왔다. 해당 병사가 군 병원을 다녀오면서 외출한 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저녁 9시 30분으로 기록됐다. 사실상 아침에 일어난 뒤 잠들 때까지 부대 밖을 다녀왔다는 얘기다. “외진 나가 아빠와 밥 먹었다는 얘기를 한다”는 소문도 전했다.

부사관은 “해당 병사가 부대에 전입해 왔을 때 아버지가 모 대기업 사장이라는 얘기가 돌았다”며 “특혜를 준 것도, 이를 묵인 방조한 것도 모두 부모의 재력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12일 공군은 “국민청원과 관련해 공군본부 주관으로 감찰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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