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에 딱 걸린 '어깨빵'···서울역 묻지마 폭행범 영장 재신청

중앙일보

입력 2020.06.12 15:50

업데이트 2020.06.12 16:14

서울역에서 30대 여성을 상대로 '묻지마 폭행'을 저지른 남성 이모(32)씨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서울역에서 30대 여성을 상대로 '묻지마 폭행'을 저지른 남성 이모(32)씨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철도특별사법경찰(철도경찰)이 서울역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저지른 뒤 달아났다가 붙잡힌 30대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앞서 법원은 철도경찰이 신청한 1차 구속영장을 긴급체포 당시의 위법성을 따지며 기각했다.

철도경찰은 상해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모(32)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 11일 재청구했다고 12일 밝혔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5일 오전 10시 30분 김태균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 50분쯤 서울역 1층에서 모르는 사이인 30대 여성의 얼굴 등을 가격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은 눈가가 찢어지고 왼쪽 광대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철도경찰은 이씨가 서울역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위협하거나 폭행한 행위를 추가 포착해 혐의를 보강한 뒤 영장을 재신청했다. 사건 당일 폐쇄회로(CC)TV에는 이씨가 서울역 근처에서 애초 알려진 피해자 외에도 다른 행인들의 어깨를 치고 가는 모습이 담겼다는 게 철도경찰 설명이다.

지난달 26일 서울역 '묻지마 폭행'이 일어난 장소와 피해자 측이 공개한 광대뼈 함몰 사진. SNS 캡처

지난달 26일 서울역 '묻지마 폭행'이 일어난 장소와 피해자 측이 공개한 광대뼈 함몰 사진. SNS 캡처

철도경찰은 경찰과 공조해 지난 2일 이씨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에서 긴급체포했다. 하지만 법원은 4일 철도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에 대해 "긴급체포가 위법한 이상 그에 기초한 구속영장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각했다.

김동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긴급체포는 영장주의 원칙에 대한 예외인 만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한해 허용돼야 한다"며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신원과 주거지, 휴대전화 번호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고 피의자가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어 증거를 인멸할 상황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철도경찰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체포 당시 이씨가 주거지에 있는 것을 확인한 뒤 문을 두드리고 전화를 했지만 휴대전화 벨소리만 들리고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데다 도주와 극단적 선택 등의 우려가 있어 불가피하게 긴급체포했다"고 해명했다.

이씨는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난 다음날 서울을 떠나 지역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이씨를 법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게 되면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자 철도경찰은 그를 병원에 입원시키도록 이씨의 부모를 설득했다.

철도경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이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추가 범행이 더 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이씨가 주거지 근처에서 저지른 여죄 여러 건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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