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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아파트 경비원 "왜 신고했냐"며 화장실 끌려가 맞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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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고 최희석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주민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고 최희석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주민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고 최희석씨가경찰에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화장실에 끌려가 10여분간 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가해 혐의를 받는 주민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12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강력범죄전담부(정종화 부장검사)는 최씨에게 상해, 협박 등을 가한 주민 A(48)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감금·상해), 무고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주민인 A씨는 올해 4월 21일 최씨와 주차 문제로 다툰 뒤 지속해서 최씨를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4월 21일 "왜 내 차를 손으로 밀어서 옮겼냐"며 최씨를 폭행하고, 약 일주일 뒤 최씨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자 최씨를 경비원 화장실로 끌고 가 약 10여분간 감금·구타한 것으로 봤다. 이로 인해 최씨는 각각 전치 2주와 3주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는최씨에게 "사표를 쓰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괴롭히겠다"고 협박하고, 관리소장 등에 "최씨가 내 멱살을 잡았다"고 거짓말을 해 허위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A씨에게 폭행과 협박 등을 당했다는 유언을 남긴 뒤 지난달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다양한 형태의 갑질 범행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통해 고질적인 갑질 문제 근절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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