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년차 징크스가 뭔가요, 우린 그런 거 몰라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LG 정우영, 삼성 원태인, 롯데 서준원(왼쪽부터)

LG 정우영, 삼성 원태인, 롯데 서준원(왼쪽부터)

2년 차 징크스가 뭔가요. 프로야구 LG 트윈스 정우영(21),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0),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20)은 지난해 데뷔했다. 올해로 2년 차인 이들이 지난해를 넘어서는 기량을 뽐내고 있다.

신인왕 LG 정우영 마무리 활약 #삼성 원태인 구속 올려 공격투 #롯데 5선발 서준원 시속 150㎞

신인왕은 LG 구단의 숙원이었다. 1997년 이병규(현 코치) 이후 21년간 신인왕을 내지 못했다. LG의 그 바람은 지난해 이뤄졌다. 언더핸드 투수 정우영이 주인공이다. 56경기에서 4승6패 1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신인왕이 됐다.

올 시즌 정우영은 보직 변경을 모색했다. 결국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지난해와 같은 셋업맨으로 최종 보직이 결정됐다. 정우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발전했다. 14경기에서 18과 3분의 2이닝을 던졌는데 2실점 했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WAR, 스탯티즈 기준)는 구원투수 중 2위(1.22)다.

잠수함 투수는 일반적으로 좌타자에 약하다. 좌타자가 우타자보다 언더핸드 투수의 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정우영도 지난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91로, 우타자(0.215) 때보다 높았다. 그런데 올해는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0.091)이 낮아졌다.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정우영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삼성 원태인은 지난해 신인 중 가장 많은 20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초반에는 좋았지만, 갈수록 힘이 떨어져 고전했다. 4승8패 평균자책점 4.82로 시즌을 마쳤다. 전지훈련 당시 만난 원태인은 “고교 시절엔 빠른 공 위주로 타자와 적극적으로 싸웠는데, 프로에선 그러지 못했다. 아무래도 올 시즌엔 구속을 올려야 할 것 같다. 정현욱 코치님과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계획을 현실로 만들었다. 지난해 직구 평균 시속이 139.9㎞였는데 올해는 143.0㎞다. 빨라진 공만큼 성적도 좋아졌다. 7경기(6선발) 만에 벌써 3승(1패)이다. 평균자책점도 2.68로 팀 내 선발투수 중 가장 좋다. 공격적인 투구로 부가 이득이 생겼다. 투구 이닝이 늘었다. 지난해 원태인은 경기당 평균 5이닝을 던졌다. 올해는 6이닝을 던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8이닝(4안타 1실점)을 소화했다.

롯데는 지역 연고 선수를 뽑는 ‘1차 지명’과 인연이 없다. 2001년 지명한 추신수는 미국 진출로 계약서도 못 써봤다. 이후 지명 선수는 기대에 못 미쳤다. 2004년 뽑은 장원준(현 두산)이 유일한 성공 사례다. 지난해 경남고 졸업 후 입단한 서준원은 롯데의 징크스를 깰 선수로 꼽혔다. 옆구리 투수로는 드물게 시속 150㎞의 강속구를 던진다. 그는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97이닝을 소화했다.

올 시즌 5선발을 맡은 서준원은 2년 차 징크스를 훌쩍 넘어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이다. 7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19일 KIA전에서 4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던 것만 빼면 매 경기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11일 한화전도 여러 차례 고비를 넘기며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