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수박의 시대가 돌아왔다. 하지만 둥글고 커다란 수박의 인기는 떨어지고 미니수박이나 조각수박 같은 소용량 수박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식후 별도로 보관할 필요가 없고 먹기 편리한 과일을 선호하는 1~2인 가구의 힘이다. 실제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1~2인 가구 비율은 2015년 5월 55%에서 올해 5월 61.3%로 늘면서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매김했다.
10일 GS리테일에 따르면, GS더프레시(옛 GS수퍼마켓)가 5월 1일부터 6월 8일까지 과일 22종 매출을 분석한 결과 수박을 잘라 가공해 포장한 조각수박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5.8% 늘었다. 일반 통수박의 매출이 2.8%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마트에서도 전체 수박 매출에서 5㎏ 미만의 소용량 수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4%에서 지난해 16%로 늘었다. 반면 10㎏ 이상 일반 수박의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20.7%에서 9%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마트가 2017년 처음 선보인 ‘반쪽수박’과 ‘1/4쪽 수박’도 2018년 160%, 2019년 15%로 각각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1인 가구를 겨냥해 2018년 출시한 ‘나혼자 수박’(600g)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0% 상승했다.
이 같은 수박의 인기에 유통가도 앞다퉈 '작은' 수박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사과처럼 깎아 먹는 ‘까망애플수박’(1.5~3㎏), 망고처럼 속이 노란 ‘블랙망고수박’(3~5㎏) 등 미니수박의 물량을 지난해의 3배인 약 1000t을 준비했다. 조각수박은 선도 유지를 위해 별도 개발된 조각수박 전용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판매 중이다.
GS더프레시와 GS25는 이달 밀양시와 독점 계약을 통해 3~4㎏짜리 프리미엄 소형 수박 ‘속노란스위트수박’과 ‘속빨간스위트수박’을 1만900원에 출시했다. 함안 지역 특산물로 길쭉한 베개 모양의 4~5㎏ 소형 수박 ‘베개수박’(1만7800원)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외에 일반 수박을 각각 4등분, 8등분한 조각수박인 ‘반의반쪽수박’과 ‘반의반쪽X2수박’도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는 대표적인 소형 수박으로 자리매김 한 ‘애플수박’(1~2㎏)을 필두로 ‘베개수박’과 ‘망고수박’(블랙보스 수박) 등 3~5㎏ 짜리 중과종 수박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앞으로 전체 수박 매출 중 30% 이상을 소용량 수박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4일엔 지난 2012년 출시 후 꾸준히 인기를 끈 ‘흑피수박’의 새로운 품종인 ‘블랙위너’ 수박을 선보였다. 소용량은 아니지만 6~7㎏과 7~8㎏ 2종으로 일반 통수박보다 작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na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