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출 1분기 70% 감소한 현대차…100대 기업, 2분기도 빨간불

중앙일보

입력 2020.06.09 18:34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의 1일 모습. 뉴스1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의 1일 모습. 뉴스1

현대자동차의 중국 내 합작회사 베이징현대(지분 50%)는 3월에 3만4890대의 차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2% 줄어든 양이다.

그래도 2월(1년 전 대비 79% 감소)보다는 나아진 실적이다. 2월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절(春節) 연휴를 연장하고 공장 폐쇄를 했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차가 덜 팔린 만큼 매출도 줄어 1분기 베이징현대의 매출은 2019년 4분기에 비해 70% 감소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매출 타격을 입은 대기업은 현대차뿐만이 아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9일 발표한 ‘매출 100대 기업 2020년 1분기 해외매출 실적’에 따르면, 국내 100대(지난해 매출액 순위 기준) 기업의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전 분기(2019년 4분기)에 비해 10.4% 줄었다. 전경련은 코로나19가 3월 들어 미국을 비롯한 이탈리아ㆍ독일ㆍ프랑스ㆍ영국 등 전 유럽 국가로 퍼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업종별로는 금융ㆍ보험업을 뺀 모든 업종의 해외 매출이 줄었다. 특히 큰 타격을 받은 것은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은 업종이다. 해외 생산 비중이 70%인 자동차는 14.3%의 해외 매출 타격을 입었고, 휴대폰ㆍTV(해외생산 93~97%) 등 전기ㆍ전자 업종의 해외 매출은 9.0% 감소했다.

부산항의 1일 모습. 연합뉴스

부산항의 1일 모습. 연합뉴스

지역별로 보면 중국ㆍ아시아 지역의 매출은 11.8% 감소했다. 100대 기업 중 지역별 실적을 발표하는 20개 회사를 두고 분석한 결과다.

유럽은 13.0%, 미주지역은 5.4%씩 각각 줄었다. 중국ㆍ아시아 지역의 코로나19 타격은 1월부터 시작됐고, 유럽은 코로나19 뿐 아니라 경기 부진이 지속해온 영향이 있다는 게 전경련의 분석이다.

삼성전자ㆍ현대차ㆍ LG전자ㆍSK하이닉스ㆍ현대모비스 등 이른바 ‘Big 5’의 1분기 중국 매출은 이전 분기보다 24.6%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 중국법인이 매출 70%가 감소했을 뿐 아니라, 삼성전자 매출도 이 기간 14.9% 줄었다.

하이닉스 1분기 중국 매출은 오히려 늘어
반면 SK하이닉스는 7.9% 중국 매출이 늘었다. 이재수 전경련 지역협력팀장은 “반도체 수출 실적은 코로나19 여파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다만 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반도체 이외 품목에 대한 수출 부진으로 해외 매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셔터스톡 자료 사진

셔터스톡 자료 사진

전경련은 2분기에도 100대 기업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4~5월 수출이 1년 전에 비해 2개월 연속 20% 이상 감소했고, 미국ㆍ유럽의 경기 회복이 더딘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기업실적 모니터링 기관 에프앤가이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10대 기업의 올해 2분기 매출이 1분기 대비 9.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2분기에도 기업의 해외 사업 여건이 개선되기 힘들어 보인다”며 “5월부터 정부가 우리 기업의 편의를 위해 한국 기업인이 중국에 방문할 때 패스트트랙(신속통로) 방역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런 절차를 베트남ㆍ인도네시아ㆍ일본ㆍ미국 등 주요 교역 대상국으로 조속히 확대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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