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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철강 안 팔려 생산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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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자동차·조선 업종 불황에 포스코가 감산에 들어간다. 포스코는 오는 16일부터 일부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글로벌 수요 부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철강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수요 부진 때문에 생산 설비 일부를 멈춰 세우는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앞서 포스코는 최근 개보수 작업을 완료한 광양 3고로의 재가동 시점을 연기하는 등 탄력 생산에 들어갔다.

16일부터 일부 설비 가동 중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구체적인 감산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어떤 사업장이 어떻게 휴업하게 될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단, 한번 중단하면 재가동까지 시간이 걸리는 고로(용광로)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생산 설비가 멈춘 사업장 직원은 교육이나 시설 정비에 투입될 예정이다. 또 설비가 사흘 이상 멈춘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유급 휴업을 시행한다. 포스코는 유급 휴업 기간에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할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포스코 생산설비 가동 중단은 전방 산업인 자동차·조선·건설 등의 침체와 글로벌 경기 악화가 원인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는 코로나19로  세계적으로 수요가 대폭 감소했다. 조선은 LNG 운반선 말고는 수주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며, 주택 수요 역시 2023년까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 메인은 중국인데, 올해 철강 수요가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가격도 악재다. 연초보다 강재 가격이 다소 오르긴 했지만, 최근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며 제품 가격 상승분을 상쇄시켰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 부진에 코로나19까지 여러 악재가 겹쳤다”며 “포스코가 코로나19로 맞은 이런 겹악재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1일부터 당진제철소 전기로 열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열연 부문 수주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일본의 철강 회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로셀로미탈을 비롯해 일본제철·JEF 등 글로벌 철강사도 고로 가동 중단 등 감산에 들어갔다. 일본제철은 내년 3월까지 매달 2회 무급휴직 중이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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