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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또래처럼 서툰 20대" 박물관서 졸업 축사 전한 BTS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일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 온라인 가상 졸업식 ‘디어 클래스 오브 2020’(Dear Class of 2020)에 출연한 방탄소년단 [유튜브 캡쳐]

8일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 온라인 가상 졸업식 ‘디어 클래스 오브 2020’(Dear Class of 2020)에 출연한 방탄소년단 [유튜브 캡쳐]

 “사람들은 저희에게 많은 것을 이뤘다고 하지만 저희는 여느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아직 학사모를 벗지 못한 채 날 것의 세상과 마주하는, 아직도 서툰 20대입니다.”(RM)

"한국이란 나라에 이해해주는 사람 있어" # 전세계 졸업생들 위해 유튜브로 축사

방탄소년단이 8일 오전(한국시간 기준, 미 현지시간 7일) 중계된 유튜브 가상 졸업식 ‘디어 클래스 오브 2020’(Dear Class of 2020)에서 전세계 졸업생들에게 격려를 전했다.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졸업식을 치르지 못하게 된 졸업생들을 위해 유튜브가 마련했다. 방탄소년단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과 함께 연사로 초대받았다.

방탄소년단은 “대한민국 서울에서 온 여러분과 같은 20대 청춘으로서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며 리더 RM을 시작으로 멤버 한 명씩 졸업과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12분간 나눴다. 자신들의 성공담보다는 힘든 시기에 대한 공감과 격려,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멤버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진은 “고등학교 졸업식 때 막 대학 입학을 앞둔 평범한 스무살이었다”며 사회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음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때로는 앞서가는 친구들이 신경 쓰이고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걸음이 느린 대신 남들보다 시간을 조금 더 들이는 습관을 갖게 됐다”며 “여유를 갖고 느려도 한 걸음 한 걸음 성실하게 내디딘다면 예전에 몰랐던 소중한 것들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이홉도 "노래를 만들고 춤을 추다 보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때가 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 더 이상 앞으로 나가기 어려워질 때, '딱 한 번만 더'라는 생각이 나를 일으켜 세운다"고 말했다.

슈가는 “여러분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나도 방탄소년단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고 격려했다. 지민은 “사실 아프지는 않은지, 혹시 많이 힘든 건 아닌지, 지금 이 시간을 잘 견디고 있는지 걱정이 많이 된다”며 “여기 한국이라는 나라, 서울이라는 도시에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꼭 기억해주면 좋겠다”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8일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 온라인 가상 졸업식 ‘디어 클래스 오브 2020’(Dear Class of 2020)에 출연한 방탄소년단 [유튜브 캡쳐]

8일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 온라인 가상 졸업식 ‘디어 클래스 오브 2020’(Dear Class of 2020)에 출연한 방탄소년단 [유튜브 캡쳐]

이날 방탄소년단이 축사를 전한 곳은 국립중앙박물관 1층 중앙부에 있는 역사의 길이다. 국보 86호 경천사지 십층석탑과 보물 360호 월광사 원랑선사탑비 등이 놓여 있으며 1층의 각 전시실로 연결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월광사 원랑선사탑비는 이날 영상에서 방탄소년단의 뒤편에 등장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축사 후 이어진 공연에서도 국립중앙박물관 본관 바깥에 있는 ‘열린마당’을 무대로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봄날’, ‘소우주’(Mikrokosmos) 등을 선보였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유튜브 가상 졸업식 참여가 확정된 뒤) 방탄소년단 측에서 문의 왔으며, 여러 차례 답사를 거쳐 코로나19로 휴관하기 전인 5월 말 촬영을 마쳤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당초 서울대 등 여러 후보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국립중앙박물관을 선정했다고 한다. 방탄소년단 측은 선정 이유에 대해 “한국의 상징성과 다양한 공간 활용도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날 영상은 관람객을 고려해 야간 시간대에 촬영됐다. 앞서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는 지난달 '어거스트 디'라는 활동명으로 발표한 '대취타'에서 조선 궁중음악인 대취타를 활용하고 뮤직비디오도 사극 세트에서 찍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8일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 온라인 가상 졸업식 ‘디어 클래스 오브 2020’(Dear Class of 2020)에 출연한 방탄소년단 [유튜브 캡쳐]

8일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 온라인 가상 졸업식 ‘디어 클래스 오브 2020’(Dear Class of 2020)에 출연한 방탄소년단 [유튜브 캡쳐]

이날 연사들의 메시지에는 지난달 미국에서 벌어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비극적 사망도 언급됐다. 팝가수 비욘세는 “(조지 플로이드 등의 사망이) 우리 모두를 낙담하게 했다”면서도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긍정적 행동으로 옮기면 변화의 바퀴를 돌릴 수 있음을 봤다. 진정한 변화는 여러분, 새로운 세대에게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레이디 가가는 “여러분은 이 나라의 변화 과정에서 중대한 순간을 목격하고 있다. 변화는 일어날 것이고, 그것은 좋은 방향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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