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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바닷속부터 동화나라까지 투명한 젤 캔들 속에 넣어봐요

중앙일보

입력

안효빈(왼쪽)·박성경 학생모델이 각자 만든 수제 젤 캔들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안효빈(왼쪽)·박성경 학생모델이 각자 만든 수제 젤 캔들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소중 친구들은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젤 캔들에 대해 알고 있나요? 투명한 젤 왁스를 녹여 만드는 젤 캔들은 아기자기한 소품을 이용해 내부를 꾸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보는 재미가 있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많이 쓰인답니다. 푸른 바다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바다 젤 캔들부터 어버이날·스승의 날 선물로 안성맞춤인 카네이션 젤 캔들, 결혼식 부케를 넣어 더 의미 있는 부케 젤 캔들, 시원한 음료수를 떠올리게 하는 에이드 젤 캔들 등 종류도 다양하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수제 젤 캔들을 만들기 위해 박성경·안효빈 학생모델이 공방 문을 두드렸습니다. 오늘의 선생님은 수제 캔들·향수를 만드는 공방 루나밍의 김영미 대표예요. “젤 캔들은 투명한 특성 덕에 장식하는 데 제한이 없는 편이죠. 다양한 재료뿐 아니라 반짝이·컬러 왁스 등을 첨가할 수 있어 알록달록한 소품을 좋아하는 젊은 층에서 인기예요. 오늘 여러분도 여기 놓인 재료를 활용해 젤 캔들을 만들어볼 거예요.”

아기자기한 젤 캔들 장식 재료. 말린 꽃·동물 모형·깃털·조약돌·조개 등 다양한 재료가 가득하다.

아기자기한 젤 캔들 장식 재료. 말린 꽃·동물 모형·깃털·조약돌·조개 등 다양한 재료가 가득하다.

책상 위에는 캔들을 꾸밀 재료, 왁스, 염료, 향을 더해줄 오일, 유리 용기, 심지, 저울, 온도계, 핀셋, 종이컵 등이 놓여 있었어요. “우와~” 캔들 재료함을 본 두 학생모델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죠. 말린 장미·수국·안개꽃·솔방울·과일·커피 콩·나뭇잎부터 조약돌·깃털·조개·불가사리·동물 모형 등 다양한 재료가 가득했어요. 성경 학생모델의 손이 하얀 수국으로 향했습니다. “진짜 꽃인가요?” “그럼요. 생화를 바싹 말린 거죠. 꽃과 나뭇잎 재료는 모두 살아있는 것들을 말려 만들었어요.”

투명한 젤 왁스를 녹이고 있다. 젤 왁스는 93도부터 녹기 시작한다.

투명한 젤 왁스를 녹이고 있다. 젤 왁스는 93도부터 녹기 시작한다.

김 대표의 설명에 귀 기울이며 본격적으로 수제 젤 캔들 만들기에 돌입했어요. 우선 캔들의 가장 기본인 왁스를 녹여야 합니다. 캔들을 만들 때 주로 쓰이는 왁스는 총 5가지예요. 콩기름을 분해해 만드는 소이 왁스는 친환경적이고 연소 시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죠. 꿀벌이 벌집을 만들 때 분비하는 밀랍을 이용한 비즈 왁스는 은은한 천연 벌꿀 향이 특징이고요. 야자나무 열매에서 추출되는 팜 왁스는 굳은 뒤 얼음·눈꽃·깃털 등 고유의 결정 모양이 나타나죠. 파라핀 왁스는 석유계 추출물로 만든 합성 왁스예요. 소이 왁스보다 예쁜 색을 표현할 수 있고 발향이 우수합니다. 마지막으로 젤리처럼 투명하고 말랑말랑한 젤 왁스가 있죠.

“우리가 오늘 사용할 왁스는 투명한 젤 왁스예요. 비닐장갑을 끼고 젤 왁스를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아줍니다. 젤 왁스는 93도부터 녹아요. 약 5~10분 정도 가열한 뒤 100도가 넘으면 젤 캔들 용기에 부어줄 거예요.”

심지를 붙인 유리 용기에 부드러운 모래를 얕게 깔아준다. 가벼운 장식 재료는 왁스를 부을 때 떠오르지 않도록 모래에 살짝 고정해야 한다.

심지를 붙인 유리 용기에 부드러운 모래를 얕게 깔아준다. 가벼운 장식 재료는 왁스를 부을 때 떠오르지 않도록 모래에 살짝 고정해야 한다.

학생모델단은 왁스가 녹는 동안 젤 캔들을 꾸미기로 했어요. 먼저 유리병 가운데에 젤 캔들 전용 심지를 고정해줍니다. 면으로 만들어졌지만, 왁스로 겉이 매끈하게 코팅돼 불이 붙어도 빨리 타지 않아요. 심지를 고정했다면 기초 공사를 할 차례예요. 부드러운 모래를 0.5~1㎝ 두께로 캔들 용기 바닥에 깝니다. 성경 학생모델은 분홍색과 보라색을 섞어 포근한 분위기를, 효빈 학생모델은 흰색·하늘색·보라색을 더해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죠. 모래 위에 각자 원하는 재료를 장식하면 되는데요. 가벼운 꽃·나무·깃털 등은 모래에 살짝 꽂아줘야 해요. 녹은 왁스를 부었을 때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죠. 무게감이 있는 동물 모형·진주·조개·조약돌 등은 살짝 얹으면 됩니다.

박성경 학생모델이 디자인한 젤 캔들. 분홍색을 기본 톤으로 잡고 토끼 모형·꽃·깃털 등을 장식해 깜찍한 느낌을 더했다.

박성경 학생모델이 디자인한 젤 캔들. 분홍색을 기본 톤으로 잡고 토끼 모형·꽃·깃털 등을 장식해 깜찍한 느낌을 더했다.

“바다 콘셉트로 꾸밀 거예요.” 효빈 학생모델이 하얀 수국·안개꽃·깃털로 조심스레 장식을 시작했어요. 가벼워서 모래에 꽂기 쉽지 않았죠. 김 대표가 “하늘하늘한 재료는 왁스를 부었을 때 기포가 많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어요. 기포가 많을수록 젤 캔들은 불투명해지죠. 단단한 재료와 적절히 섞어 꾸미는 게 좋아요”라고 했어요. 김 대표의 조언에 효빈 학생모델은 작은 진주를 더해 시원한 바다 마을을 만들었어요. 분홍색을 좋아하는 성경 학생모델은 밝은 분홍색 조약돌을 가득 깔았죠. 꽃·깃털·깜찍한 토끼 모형을 넣자 단숨에 유리병 속 작은 동물 농장이 완성됐습니다.

안효빈 학생모델의 젤 캔들(위 사진)과 박성경 학생모델의 젤 캔들을 위에서 바라본 모습. 젤 캔들은 투명한 왁스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 봐도 예쁘다.

안효빈 학생모델의 젤 캔들(위 사진)과 박성경 학생모델의 젤 캔들을 위에서 바라본 모습. 젤 캔들은 투명한 왁스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 봐도 예쁘다.

이제 젤 왁스를 부을 차례입니다. 캔들 용기의 약 2/3 지점까지 투명 젤 왁스를 천천히 붓자 뽀글뽀글 기포가 올라오기 시작했죠. “히트 건으로 기포를 없애줄 거예요. 아주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드라이어라고 생각하면 돼요. 화상 입을 수 있으니 유의하세요.” 김 대표가 히트 건을 이용해 기포를 제거하자 젤 캔들이 한결 더 투명해졌죠.

박성경(왼쪽)·안효빈 학생모델이 녹인 젤 왁스에 향 오일을 더하고 있다. 저을 때 스틱이 종이컵에 닿을 경우 왁스가 오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박성경(왼쪽)·안효빈 학생모델이 녹인 젤 왁스에 향 오일을 더하고 있다. 저을 때 스틱이 종이컵에 닿을 경우 왁스가 오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녹인 젤 왁스에 원하는 향 오일·염료·반짝이 등을 더한다.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천천히 젤 왁스를 붓는다.

녹인 젤 왁스에 원하는 향 오일·염료·반짝이 등을 더한다.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천천히 젤 왁스를 붓는다.

“투명한 젤 왁스를 끝까지 채워 넣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캔들에 향과 색을 더해주기 위해서예요. 각자 종이컵에 녹은 왁스를 넣고요. 마음에 드는 향 오일을 첨가합니다. 향 오일의 양은 전체 왁스의 2~3% 정도면 충분해요. 너무 많이 넣으면 뿌옇게 변할 수 있거든요. 향을 첨가했다면 염료를 더해주세요. 성경 학생모델은 분홍색, 효빈 학생모델은 하늘색을 골랐네요. 원한다면 반짝이 펄을 첨가해도 좋아요.” 두 사람 모두 반짝이 펄을 더했죠. “스테인리스 스틱으로 살살 섞어주세요. 나무로 만들어진 스틱을 사용하거나 스틱이 종이컵에 닿을 경우 왁스가 오염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완성된 젤 캔들의 모습. 내용물이 흔들리지 않을 때까지 잘 굳힌 후 사용한다.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제격이다.

완성된 젤 캔들의 모습. 내용물이 흔들리지 않을 때까지 잘 굳힌 후 사용한다.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제격이다.

잘 섞은 나머지 젤 왁스를 캔들 용기에 붓자 은은한 그러데이션이 나타났어요. “진짜 예뻐요” 학생모델단이 입을 모아 소리쳤죠. 젤 캔들은 일반 캔들처럼 끝까지 사용할 수는 없대요. 캔들의 절반가량을 장식물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불 절대 안 붙이고 간직할래요.” 효빈 학생모델이 말했어요. 내용물이 흔들리지 않을 때까지 굳힌 후 전용 케이스에 넣어 포장하면 선물로도,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좋은 수제 젤 캔들 완성입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쉽지 않은 요즘, 젤 캔들 안에 나만의 아기자기한 세상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공방은 어떤 곳인가요.
공방은 예술가·장인 등이 특정 물건을 제작하기 위한 방이나 작업장이에요. 여러분이 흔히 아는 ‘아틀리에(atelier)'와 비슷하죠. 고대 로마 때부터 존재해온 것으로 알려졌어요. 공방의 종류는 여러 가지인데요. 저처럼 향과 관련된 제품을 만드는 캔들·향수 공방, 가죽 제품을 만드는 가죽 공방, 목공 제품을 만드는 나무 공방, 반지·귀걸이 등을 만드는 액세서리 공방 등이 있죠.
캔들의 역사가 궁금해요.
캔들의 역사를 되짚어 올라가자면 끝이 없는데요. 고대 로마·이집트 때부터 초를 사용한 기록이나 촛대 등을 확인할 수 있어요. 전기가 없던 당시에는 캔들이 지금처럼 심신안정이나 기분 전환의 용도가 아닌 생필품이었죠. 중세시대 말 유럽의 한 교회에서 향초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정확하지는 않고요. 프랑스에서 향수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향초도 대중화됐다는 추론이 가장 유력합니다.
수제 캔들도 유통기한이 있나요.
네, 있습니다. 향초에 들어가는 오일과 왁스의 유통기한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일반적으로 1년 6개월~2년 정도예요. 유통기한이 지나도 썩지는 않지만, 초를 태울 때 좋지 않은 성분이 나올 수 있거든요.
캔들 향을 많이 맡으면 호르몬에 문제가 생긴다고 하던데요.
캔들에 들어가는 향료와 왁스는 각각 두 종류로 나뉘어요. 향료의 경우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진 에센셜 오일(Essential Oil)과 인공 성분이 조금 더 많이 들어간 프레이그런스 오일(Fragrance Oil)로 구분할 수 있고요. 왁스 역시 천연 왁스와 합성(인공) 왁스가 있죠. 프레이그런스 오일과 합성 왁스, 즉 인공 성분이 인체로 자주 흡수되면 호르몬의 균형이 깨질 수 있어요. 호흡기 질환이 있다면 더욱 조심하세요. 하지만 인공 성분이 포함된 재료도 철저한 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가끔 사용하는 정도로는 인체에 해롭지 않아요. 물론 밀폐된 장소에서 지나치게 오래 캔들을 켜는 건 피해야 합니다. 향초를 켜고 끌 때 연기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전기 워머를 사용하고, 환기를 철저히 하면 더 좋겠죠.
향이 있는 캔들의 경우 심신안정·피로해소 등의 효과가 있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라벤더 향은 신경안정·숙면, 유칼립투스 향은 두통 완화·스트레스 해소, 레몬 향은 집중력·기억력 향상 등에 도움이 되죠. 소이 왁스, 비즈왁스 등 천연 왁스와 천연 에센셜 오일이 가미된 향초를 사용하면 좋아요. 단, 후각이 예민한 동물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친구들은 주의하세요. 라벤더·유칼립투스·자몽 등 일부 향은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요.
부모님이 고기나 생선을 구울 때 냄새 때문에 캔들을 꼭 켜는데요. 향초가 좋지 않은 냄새를 없애는 데 효과가 있나요.
물론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요. 향을 넣지 않은 캔들도 악취를 잡는 데 효과가 있다는 거예요. 콩 추출물로 만든 소이 왁스와 벌집에서 추출한 비즈 왁스의 경우 그 자체로 냄새를 잡는 역할을 한답니다.

글=박소윤 기자 park.soyoon@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박성경(서울 신용산초 6)·안효빈(경기도 탄천초 6) 학생모델


학생모델단 취재 후기

젤 캔들을 만들며 예상했던 것보다 종류도 다양하고 정확한 계량이 필요한 작업이라 놀랐습니다. 분홍색을 좋아하는 저는 캔들에 분홍색 꽃, 자갈, 토끼를 넣어 사랑스럽게 꾸며봤어요. 처음에는 잔기포가 조금 있었는데, 지금은 기포가 거의 다 빠져서 투명하고 예쁜 젤 캔들이 됐어요. 평소 캔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직접 수제 젤 캔들을 만들 수 있어 기뻤어요.  박성경(서울 신용산초 6) 학생모델

작업하면서 제 의도대로 꾸며지지 않아서 살짝 속상했었어요. 캔들 재료를 모래에 꽂는 게 쉽지 않았죠. 하지만 공방 선생님께서 많이 도와주시고, 캔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예쁜 완성품이 나왔습니다. 방에 놓인 캔들을 볼 때마다 뿌듯해요. 평소 미술이나 만들기에는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돼 좋았습니다.  안효빈(경기도 탄천초 6)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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