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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차명계좌 의혹'···진중권 "친문의 노무현 정신 배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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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이 어떻게 노무현 정신을 배반하고, 그의 정치적 자산을 말아먹었는지 잘 보여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른바 ‘차명계좌 운용 의혹’ 최초 제보자의 인터뷰 기사를 게시하며 함께 적은 글이다. 진 전 교수는 “내가 느꼈던 것과 (제보자의 문제 제기가) 거의 같은 문제의식”이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가 “같은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한 제보자는 한국미래발전연구원(미래연)과 노무현재단에서 근무했던 김하니씨다. 김씨는 미래연에서 2009년 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노무현재단에선 2019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근무했다. 미래연은 이명박 정부 시절 노무현 정부 출신 친노 인사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법인이다.

김씨는 이날 공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적반하장식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의를 위해서라면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어느 정도의 불법은 눈감아줘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자신들이 탄압받았고 그들이 ‘적폐’라고 주장하려면, 그 시절 우리는 떳떳하게 일해야 했는데 이 사람들(친문 세력)은 그러지 않았다. 거기에 가담한 저도 범죄자"라고 토로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앞서 미래연에서 회계 업무를 맡았던 김씨는 지난달 29일 시사저널을 통해 윤 의원이 미래연 기획실장으로 일하던 2011~2012년, 이른바 ‘차명계좌’를 운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 명의의 통장에서 윤 의원 명의의 통장으로 총 2400여만원이 여러 차례 이체된 명세를 근거로 들며 윤 의원이 개인 목적의 계좌를 법인통장 외에 별도 운용했다고 주장했다. “법인통장과 달리 이 통장은 윤건영 실장에게 직보했다. 사실상 ‘윤건영 통장’”이라고 주장하면서다.

또 이 통장으로 입금된 돈 가운데 일부는 김씨가 당시 백원우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급여 명목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김씨는 “국회 근무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부장검사 출신인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굳이 개인계좌를 사용한 이유와 그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는 한 횡령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제기한 미래연 차명계좌 운용 의혹과 백원우 의원실 허위 인턴 등록 의혹 등은 한 시민단체의 고발로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신형식)에 배정된 상태다.

이에 대해 윤 의원 측은 “10년 전 일이라 윤 의원도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윤 의원 개인이 다른 목적으로 활용한 것도 없고 미래연의 차명계좌는 더욱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부당하게 쓰려고 했다거나 따로 빼돌리려고 했으면 계좌 이체 기록을 남겼겠느냐”며 “미래연의 공식 수익이 아닌 돈을 미래연을 위해 쓴 것이지 불투명한 돈 거래 목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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