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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 회복, 세계 최강"…불안한 고점일까 더 오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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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만 놓고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를 이겨낸 듯하다. 지난 5일 코스피는 2181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로 올리기 전 마지막 거래일(2월 21일) 수준(2162)이다. 3월 급격히 무너졌던 증시는 이후 V자로 빠르게 반등했다. 곤두박질치던 지수가 바닥을 찍었던 날(3월 19일 1457)부터 2000선 위로 부상한 날(5월 26일 2029)까지 단 69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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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저점 이후 코스피는 50%, 코스닥은 75% 상승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 고점 논란이 커질 수 있는 시점”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는 안도감이 유동성과 조합을 이루며 증시가 코로나 19 발생 이전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오르니 주가를 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안 좋아졌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12배를 넘기며 2009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벌어들일 이익에 비해 지금 주가가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당분간 주식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조정 주가수익률(CAPE)로 보면 향후 6개월 내 코스피의 기대 수익률이 5% 내외에 불과하다”며 “투자자에게 돌아올 단기 기대수익률은 2월 말보다 현저하게 줄었다”고 봤다.

우리 주식시장은 저점을 찍은 뒤 빠르게 반등했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코스피가 1998.31로 마감하며 2000선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우리 주식시장은 저점을 찍은 뒤 빠르게 반등했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코스피가 1998.31로 마감하며 2000선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주가가 상승했지만, 순이익 역시 늘어날 테니 괜찮을 거란 분석도 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선행 이익 추정은 내년 전망이 많이 반영돼 PER의 분모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 “과거 12개월 선행 순이익이 올라갈 때 외국인은 69%의 확률로 한국 주식을 매수했다”고 분석했다. 과연 외국인은 다시 우리 주식을 사 들일까.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장·단기금리 차가 2018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이는 경기 재개 및 회복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더 오를 수도 있나? 

미국에서 풀린 돈이 우리 주식시장에 흘러들어오려면 환율이 중요하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 장·단기금리 차보다 달러 약·강세 여부가 더 중요하다”며 “현재 1200원까지 내려온 환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150원까지 더 내려갈 수 있느냐(원화 강세)와 6월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의 포지션이 중요한 변수”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독일 채권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독일 채권시장에서 패시브 자금이 2주 연속 유출되고 있는데, 이러한 자금 유출은 이후 신흥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 채권에서의 패시브 자금 유출은 곧 신흥국 주식으로의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표는 메리츠증권 5일 보고서 내용 중 일부.

독일 채권에서의 패시브 자금 유출은 곧 신흥국 주식으로의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표는 메리츠증권 5일 보고서 내용 중 일부.

낙관 어려우나 매수세 이어질 듯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무너지고 금 간 세계 경제의 펀더멘탈이 다시 튼튼해질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신흥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여전한 상황이다. 미국 내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오래 이어지는 것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신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진한 실물 경제 대비 시장의 과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3월 ‘패닉 셀링(Panic Selling·주가가 내려갈 때 투자자가 주식을 마구 파는 일)’이 보여주었듯 주식 시장으로의 막대한 유동성 유입이 단기 ‘패닉 바잉(Panic Buying)’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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