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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재난소득? 영화값 6000원 깎아주자 관객 33만 몰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영화진흥위원회가 코로나19로 고사 위기에 빠진 극장가를 살리기 위해 '극장에서 다시, 봄' 캠페인을 시행한 첫 날인 4일 서울 용산CGV에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0.6.4/뉴스1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영화진흥위원회가 코로나19로 고사 위기에 빠진 극장가를 살리기 위해 '극장에서 다시, 봄' 캠페인을 시행한 첫 날인 4일 서울 용산CGV에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0.6.4/뉴스1

영화 관람료를 6000원 깎자, 극장에 관객이 돌아왔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영화계를 되살리기 위해 4일부터 영화 관람료 6000원 할인권 행사를 본격화하자, 사흘간 극장 관객 수가 33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4일부터 영진위 영화 관람료 할인 행사 #사흘간 관객 33만…현충일 하루에 16만

현충일 하루관객 16만…어린이날 넘어

7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할인권 행사가 본격화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전국 극장 관객 수는 33만4596명. 현충일인 6일(토) 하루에만 16만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이는 코로나19가 전국에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 이래 최고 일일 관객 수다. 황금연휴 특수가 꼈던 지난달 어린이날(5일) 관객 수(11만명)도 제쳤다.

4일과 5일은 각각 8만여 관객을 기록했다. 휴일 아닌 평일 하루 관객 수가 8만 명을 넘은 것도 올 3월 이래 처음이다. 7일(일)까지 주말 총관객 수도 코로나19 이후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무열·송지효 스릴러 '침입자' 흥행 1위

4일 개봉한 영화 '침입자'. 소설 '아몬드'로 주목받은 손원평 작가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4일 개봉한 영화 '침입자'. 소설 '아몬드'로 주목받은 손원평 작가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코로나19로 일정을 미뤄왔던 상업영화 신작 개봉이 재개한 것도 한몫했다. 4~6일 박스오피스에선 김무열·송지효 주연 미스터리 스릴러 ‘침입자’가 코로나19 이후 한국 상업영화 신작으론 처음 4일 개봉해 사흘간 19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1위에 올랐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크리스틴 스튜어트, 뱅상 카셀 주연, 디즈니 실사 스릴러 ‘언더워터’는 이 기간 관객 1만7000명 모아 3위에 올랐다.

코로나19 극장가를 장악한 재개봉작의 인기도 여전했다.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2017)이 이 기간 4만 관객이 들며 흥행 2위,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2015)가 5위에 올랐다.

한 달간 할인권 133만장 마중물 될까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 입구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객들이 체온 측정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 입구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객들이 체온 측정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극장 관객 수는 지난 2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사망자 발생과 함께 신천지 집단 감염이 발발하며 2월 마지막 주말을 기점으로 전년 대비 90% 이하로 곤두박질쳐왔다. 이번 할인권 행사는 고사 직전에 이른 영화계를 되살리기 위해 영진위와 극장가가 손잡고 준비한 것이다. 이에 투입되는 예산 약 90억원은 지금껏 영화계가 영화관 티켓값 수입의 3%를 걷어 조성한 영화발전기금에서 마련했다.

영진위는 영화관 입장료를 6000원 깎아주는 할인권 133만3000여장을 지난해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각 극장 사에 배분해 이달 1일부터 배포했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씨네Q 등  멀티플렉스 4사가 전체 할인권의 95%를 가져갔고, 할인권을 각 사 온라인 회원 대상 선착순 발급해 4일부터 3주간 매주 목·금·토·일만 사용하도록 했다.

17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밀렸던 픽사 애니메이션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이 개봉한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17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밀렸던 픽사 애니메이션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이 개봉한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전국 중소 영화관 39곳(지자체 설립·운영 영화관, 자동차 극장 등 제외)은 나머지 5% 분량의 할인권을 나눠 가졌다. 6월 한 달간 요일에 상관없이 극장 재량껏 온·오프라인 예매 관객에게 선착순 적용하도록 했다. 멀티플렉스, 중소극장 모두 매주 관객 1명당 2매씩, 최종 결제 금액이 1원 이상이어야 할인권 사용이 가능한 게 원칙이다.

신혜선 스릴러 '결백', 픽사 애니 '온워드' 개봉대기 

배우 배종옥, 신혜선이 모녀로 호흡 맞춘 영화 '결백'.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에 엄마가 기억을 잃은 채 용의자로 몰리자 변호사인 딸이 엄마의 결백을 밝히려는 추적극이다.[사진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 , 키다리이엔티]

배우 배종옥, 신혜선이 모녀로 호흡 맞춘 영화 '결백'.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에 엄마가 기억을 잃은 채 용의자로 몰리자 변호사인 딸이 엄마의 결백을 밝히려는 추적극이다.[사진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 , 키다리이엔티]

6일까지 올 6월 관객 수는 41만명으로, 전년 동기간 640만 관객 대비 6.5% 수준에 불과하지만 바뀐 극장가 분위기에 향후 관객 수가 점차 늘어날 전망도 해볼 만하다.

10일 신혜선의 첫 스크린 주연작인 스릴러 ‘결백’, 17일 픽사 애니메이션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등 신작 개봉이 잇따르는 것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진위 "영화관은 상대적 안전해"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 속에 이런 행사를 우려하고 있으나, 영진위는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영진위 코로나19대응전담TF는 1일 공식 해명 자료를 내고 “영진위와 극장이 함께 관리하고 있는 영화관람 지침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게 작성되어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면서 “50% 미만 좌석만 판매해 띄어 앉기, 소독·방역, 기준 체온 이상 관객 입장 금지, 영화관 내 음식물 섭취 제한 등이 원칙”이라 설명했다. 영진위는 또 “대화 등 감염 우려 행위가 거의 없는 영화관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다중이용시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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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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