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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 더 심해지는 코로나발 학습격차…해결책은 바로 '이것'

중앙일보

입력

광주교대 박남기 교수

광주교대 박남기 교수

학습격차는 벌어졌고 에듀테크의 한계도 드러났다.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수업의 중간 평가 얘기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점을 보완하기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반복될 ‘코로나 등교중지’ 시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포스트코로나’ 공저자 광주교대 박남기 교수 인터뷰 #온라인 학습역량·기초학력 점검해 보충해야

코로나 시대 교육문제를 연구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데 활발히 앞장서고 있는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코로나로 인한 등교중지는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학습 결손 방지를 위해 교사와 학생, 부모의 협력과 국가·지자체·사교육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공저 출간한 ‘포스트 코로나’에 이어 21일 TEDx서울 온라인강연에서도 ‘코로나 19로 인해 변화한 사회’를 주제로 강연했다.

장기간 온라인수업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

“온라인 학습 역량은 이전보다 향상됐다.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방식의 수업을 모두가 경험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은 뒤 과제를 하고, 개학해서는 그동안 해 왔던 온라인 수업과제를 제출하고 보충 수업을 받는 식으로 말이다. 또 학교가 오랫동안 문을 닫으면서 단순히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과 친구를 만나 소통하는 학교의 가치를 알게 됐다. 또 최신 미래기술로 기대가 컸던 에듀테크에 대한 환상도 많이 깨졌다. 아직은 갈 길이 멀고, 사용자에게 생각만큼 친절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거다.”

이전에도 인터넷 강의로 온라인 수업은 익숙했는데.

“물론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사교육으로 인강 등은 들었다. 이번과는 다르다. 인강은 기본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강사와 과목을 골라서 원하는 시간에 듣는다. 이번 공교육 온라인 수업은 전국의 학생들이 정해진 시간 동안 정해진 과목을 강제적으로 들었다. 이로 인해 온라인 수업에 잘 적응하는 학생과 아닌 학생들 간 학습격차가 뚜렷하게 벌어졌다.”

학습격차의 원인은 뭔가.

“학습 동기의 부족, 기초 학력의 미달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교사의 부재가 가장 크다. 학습 동기가 부족한 학생들의 예를 들자면 학교에 가면 수업시간 중에 문제 행동을 교사가 지적도 하고, 따로 불러서 눈을 맞추며 이야기도 할 수 있다. 온라인상에선 그걸 못한다. 특히 온라인 학습 약자들의 경우에는 온라인 수업만으로 안 된다는 것이 이번에 증명됐다. 이들은 단순한 취약계층, 저소득층 자녀뿐 아니라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 학습 동기 부족자와 기초학력 미달자까지 포함한다. 이들에겐 오프라인 현장에서 하는 교사와의 대면학습이 훨씬 효과적이다. 교사의 역할이 단순한 지식 전달에 있지 않다는 것이 나타난 셈이다.”

온라인 수업시대에 교사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학생들의 오프라인 생활이 잘 돌아가도록 관리하고 온라인을 통해 상시 소통하면서 온라인 수업에 집중하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이다. 많은 교사가 이번 사태를 통해 여러 깨달음을 얻었다. 단순한 지식전달 기능은 대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개인 교사가 제작하는 교육용 콘텐츠보다 훨씬 뛰어난 자료가 많다는 것이 드러나지 않았나. 따라서 이런 자료를 직접 만들려고 애쓰지 말고, 지식전달은 기존의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면 된다.”

장기간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습격차를 보완할 방법은.

“학습격차의 원인에 따라 방법도 달라진다. 첫 번째로 모든 학생에게 권하고 싶은 방법은 기초실력 체크다. 장기간 이어진 온라인 수업에서 자신이 소화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지 찾아내는 것이 먼저다. 서울시교육청은 중학교에 1학기 중간고사 취소를 권고했지만 난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시험을 봐야 자기의 위치와 부족한 부분을 알아 채울 수가 있다. 온라인 기간에도 진도는 계속 나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운영하는 기초학력 향상지원사이트(basics.re.kr)에서 초등 3학년부터 무료로 기초학력을 체크하는 진단평가를 제공한다. 두 번째로 학습 동기가 부족한 경우는 학생뿐 아니라 국가와 지역사회, 사교육 기관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온라인 학습 도우미와 학습공간을 지원하고, 훌륭한 품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사교육 기관의 바우처를 취약계층에 제공하는 식이다.”

부모의 역할도 있을 것 같은데.  

“아이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부모가 부모의 역할을 공부해야 하는 시기다. 예컨대 부모가 자녀의 학습 동기를 키우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똑같은 말을 해도 선생님, 심지어 옆집 아빠의 말을 더 잘 듣는다. 실제 학교가 아이들을 책임지던 시간이 모두 부모에게로 넘어오면서, 부모가 온라인 교육시대의 부모 역할에 대해 학습해야 한다. 오랜 시간 자녀와 함께 있으면서 부모로서 감정을 조절하고 대화하는 방법, 체력을 길러주고 인성을 살피는 법을 배워야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부모가 스스로 찾기에 방대하고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부모교육 플랫폼도 필요하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하면서 생기는 고민에 대한 각계 교육 전문가의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앱을 현재 정부가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시중에 있는 다양한 부모교육서와 사이트, 온라인 강연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눌 때, 반드시 길러야 할 새로운 역량이 있나.

“민주시민 역량을 기를 절호의 기회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을 보였지만, 아이들도 제대로 배워야 한다. 학교현장에서 아직도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의 제지를 어기고 방역 규칙을 어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학교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단순히 명령하기보다, 마스크를 쓰는 규칙을 잘 지키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어떤 부작용이 생기는지,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가르쳐야 한다.”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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