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누구나 한번쯤은 세일즈를 배워야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0.06.06 11:00

[더,오래] 이경랑의 4050세일즈법(26)

지방에 있는 모 국립대학교에 강의를 한 적이 있다. 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정부기관 협력 프로젝트였던 것으로 기억하는, 꽤 규모가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공동대표와 함께 약 30시간 가까운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진행하였는데, 첫 수업에 앞서 재미있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당시 인문사회 계열의 학생 등이 수강생들이었는데 “졸업 후 영업 관련 직업이나 직군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 학생이 있나요?”라고 말이다. 약 100여명 가까운 학생 중 한 손에 꼽을 정도의 학생들만이 손을 들었다. 현황을 파악한 후, 나는 우리 회사가 ‘세일즈’ 전문 기업임을 이야기해주고,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 ‘세일즈’라는 관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오프닝을 했던 것 같다. 당연히 ‘세일즈’에 대한 학생들의 오해, 편견을 걷어내는 내용도 들어가게 되었다.

꽤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어떤 관점과 기술이 필요한지 실질적인 수업내용으로 진행되었다. 해당 프로젝트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과 취지가 ‘취업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을 돕는’ 것이었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 더 집중했다. 또한 그들이 ‘취업’의 개념과 목적, 그 방향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를 원했다. 취업을 위해 갖추어야 하는 스펙을 도울 수는 없다. 다만 남과 다른 관점,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분명한 실행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

기업에서는 ‘세일즈’가 아주 중요하다. 경영 목표가 되기도 하고, 실행에 필요한 전략이자, 구체적인 직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일즈를 막연한 선입견으로만 생각하니 불편한 직무로 여겨진다. [사진 Pixabay]

기업에서는 ‘세일즈’가 아주 중요하다. 경영 목표가 되기도 하고, 실행에 필요한 전략이자, 구체적인 직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일즈를 막연한 선입견으로만 생각하니 불편한 직무로 여겨진다. [사진 Pixabay]

‘세일즈’라고 하는 거부감과 오해를 가진 주제를 보다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싶었다. 기업에서는 ‘세일즈’를 잘하는, 아니, 잘하고 싶어 하는 준비된 인재에 대한 니즈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단순히 ‘영업사원’이라는 직무에서뿐 아니다. 기술을 이해하면서도 ‘세일즈’를 잘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수립하면서 ‘세일즈’적 관점과 능력을 보유한, 구매업무를 하면서도 기업의 ‘세일즈’를 이해하고 반영할 수 있는, 인사총무업을 맡겼지만 언제든 회사의 제품을 ‘세일즈’할 수 있는….

약 30시간 가까운 강의가 끝나고 한 번 더 질문을 던져보았다. “강의가 끝났는데, 혹시 세일즈를 앞으로 나의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 있나요?” 아주 많은 학생이 손을 들지는 않았지만 많은 발전이 있었다. 약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그럴 수 있겠다는 쪽에 손을 들었다. 강의가 끝나자 몇몇 학생은 우리에게 다가와 본인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였고, 그중 한명은 이후 서울에 올라와 중소기업에서 기술영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주었다.

세일즈 R&D와 컨설팅, 교육을 하면서도 가끔 대학강의를 나간다. 주로 커뮤니케이션을 핵심으로 하여 취업, 면접 등이 더 실질적인 목표가 된다. 대학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세일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또 하나의 기대가 된다. 대학에는 ‘세일즈’를 배울 수 없다. 마케팅, 경영전략을 배울 기회는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기업에서는 ‘세일즈’가 아주 중요하다. 경영 목표가 되기도 하고, 실행에 필요한 전략이자, 구체적인 직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일즈를 간접적인 경험으로 막연한 선입견으로만 생각하니, 많은 청년에게 영업은 막연히 누군가에게 부담을 주고, 감정노동이며, 을로 살아야 하는 불편한 직무로 여겨진다.

대학 강의실에서 만난 학생들이, 또한 취업률에 대해 고민하는 대학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실질적으로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고민하지만 ‘세일즈’라는 직무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고, 당연히 준비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가 되면서도 참 답답한 노릇이기도 하다.

청년들의 세일즈에 대한 생각과 달리 중장년층에게 세일즈, 영업이라는 능력은 큰 경쟁력이 된다. 영업을 경험하여 경력을 쌓은 중장년층은 퇴직 후에도 작은 자기 사업을 하거나, 또 다른 기업에서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사진 Pixabay]

청년들의 세일즈에 대한 생각과 달리 중장년층에게 세일즈, 영업이라는 능력은 큰 경쟁력이 된다. 영업을 경험하여 경력을 쌓은 중장년층은 퇴직 후에도 작은 자기 사업을 하거나, 또 다른 기업에서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사진 Pixabay]

몇 년간 청년들의 진로를 위한 세일즈 아카데미, 혹은 전문 세일즈맨 양성 과정 등을 기획해 본 적이 있다. 늘 취지는 좋지만, 과연 학생들이 ‘세일즈’를 직업으로 삼고 싶어 할까? 라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큰 장애물 앞에서 멈추게 되었다. 결국 ‘관심’과 ‘의지’가 전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년은 곧 중년이 되고, 장년도 된다. 청년의 직업적 비전은 중장년의 안정적인 직업, 발전하고 만족할 수 있는 사회적 커리어에 있지 않을까? 청년들의 세일즈에 대한 생각과 달리 중장년층에게 세일즈, 영업이라는 능력은 큰 경쟁력이 된다. 영업을 경험하여 경력을 쌓은 중장년층은 퇴직 후에도 작은 자기 사업을 하거나, 또 다른 기업에서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IT기업을 창업하여 준재벌로 성장하는 드라마틱한 성공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업가로서, 능력을 발휘하는 멋진 직장인으로서의 모습은 충분히 그려볼 수 있다.

코로나로 저성장의 박자가 더 빨라졌다. 기업은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이 긴장한다. ‘기술’을 통해 고객을 만족하게 해야 하고, 동시에 고객이 그 가치를 인식할 수 있는 다양한 ‘세일즈’ 활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많은 곳에서 원하는 능력인 세일즈에 대해 이제 더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져봐야 할 시기이다.

SP&S 컨설팅 공동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