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하게 끝난 삼성 vs LG 'TV 전쟁'…실속은 LG가 챙겼다?

중앙일보

입력 2020.06.05 10:00

업데이트 2020.06.05 11:35

백라이트가 필요없이 패널만 있으면 화면을 내보낼 수 있는 LG의 OLED TV(왼쪽), 백라이트가 빛을 내면 LCD 패널이 이를 받아들여 화면을 내보내는 삼성 QLED TV. 김영민 기자

백라이트가 필요없이 패널만 있으면 화면을 내보낼 수 있는 LG의 OLED TV(왼쪽), 백라이트가 빛을 내면 LCD 패널이 이를 받아들여 화면을 내보내는 삼성 QLED TV. 김영민 기자

'TV 전쟁' 공정위 판단은? 

공정거래위원회로 갔던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TV 전쟁'이 결국 '무승부'로 심사가 끝났다. 두 회사가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서로 공정위에 신고한 사건을 취하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5일 소비자 오인 우려가 해소됐고 두 회사가 신고를 취하한 점을 고려해 쌍방간 신고 사건의 심사를 끝낸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상호 비방성 마케팅보다는 품질 경쟁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훈훈하게 마무리된 셈이다.

삼성과 LG 간 'TV 전쟁'은 지난해 하반기 상대방 제품을 비방하는 기자간담회를 한 차례씩 주고받으면서 고조됐다. 선공은 LG가 날렸다. LG는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QLED TV'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TV처럼 화면 뒤편에 빛을 내는 백라이트(BLU)가 있어야만 색깔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자체 발광 소재를 썼다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삼성이 이 제품을 '차세대 자체 발광 TV'인 것처럼 광고하는 것은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LG는 자발광 소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한 'OLED TV'와 같은 제품만이 자발광 TV로 인정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삼성도 곧바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반격했다. QLED TV는 양자점(스스로 빛을 내는 초미세 입자) 필름을 사용해 컬러 표현을 극대화한 제품으로 결국 소비자가 선택할 문제라는 논리였다.

공정위는 두 기업의 논리에 대해 삼성의 QLED TV도 모두 넓은 의미의 '자체 발광 TV(QLED)'라고 결론을 내렸다. 삼성의 QLED 명칭 사용과 관련해 지난 2017~2018년 영국·호주 등 해외 광고심의기구가 별도로 조처하지 않은 뒤부터 'QLED TV'란 용어가 자체 발광 TV를 일컫는 고유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속은 LG가 챙겼다? 

두 회사의 쌍방 간 신고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실속은 LG가 챙긴 모양새다. 공정위는 삼성이 앞으로 'QLED TV'를 광고할 때 백라이트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해서 표시하도록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공정위 신고 이후 삼성 'QLED TV'가 LCD TV에 퀀텀닷 필름을 넣은 제품임을 강조하게 됐다"며 "신고는 취하했지만, 실속은 챙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입장에서도 실익은 있었다. 공정위 해석으로 삼성의 'QLED TV'도 넓은 의미의 자발광 TV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구성림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삼성이 홈페이지·유튜브 등에서 'QLED TV'를 광고할 때 백라이트가 있다는 사실을 표시해 소비자 오인 우려를 해소했다"며 "두 회사는 앞으로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품질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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