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좀비물 '반도' 칸 초청…코로나 속 한국영화 2편 선정

중앙일보

입력 2020.06.04 02:02

업데이트 2020.06.04 11:26

연상호 감독의 새 영화 '반도'는 한반도가 좀비 바이러스로 뒤덮혔던 '부산행' 이후 4년, 폐허에 남겨진 생존자들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부산행'에 이어 올해 칸영화제 초청이 유력하다고 점쳐졌다. [사진 NEW]

연상호 감독의 새 영화 '반도'는 한반도가 좀비 바이러스로 뒤덮혔던 '부산행' 이후 4년, 폐허에 남겨진 생존자들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부산행'에 이어 올해 칸영화제 초청이 유력하다고 점쳐졌다. [사진 NEW]

‘부산행’ 후속작 ‘반도’와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가제)가 ‘2020 칸’ 선정작에 포함됐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경쟁부문에 진출해 한국영화 최초 칸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데 이어서다.

코로나19로 정상 개최 무산 칸영화제
'2020 칸' 선정작…한국영화 2편 초청

지난달 개최 예정이던 제73회 칸국제영화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칸영화제 조직위는 3일 오후 6시(현지시간) 파리 샹젤리제 노르망디극장에서 이미 선정을 마친 56편의 초청작을 발표했다.

임상수 감독 새 영화 '행복의 나라로'(가제). [사진 하이브미디어코프]

임상수 감독 새 영화 '행복의 나라로'(가제). [사진 하이브미디어코프]

이날 발표한 56편은 통상 20편 안팎의 공식경쟁 부문을 비롯해 주목할만한시선‧비경쟁‧미드나잇 스크리닝 등 공식 초청 부문 전체를 아우른 것. 지난해 59편, 2018년 56편과 비슷한 편수다. 이 중 한국영화 초청작은 2편이다. 연상호 감독의 ‘반도’는 4년 전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상영된 좀비액션 ‘부산행’ 4년 후 폐허가 된 한반도를 그린 후속작이다. 강동원‧이정현 등이 주연했다. 연 감독은 2016년 ‘부산행’이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상영된 뒤 두 번째 초청이다.
최민식‧박해일 주연의 ‘행복의 나라로(가제)’는 시한부 인생 두 남자의 마지막 여행을 그린 영화로, ‘하녀’ ‘돈의 맛’에 이어 임상수 감독의 칸영화제 세 번째 초청작이다.

영화계에 따르면 올해 칸영화제 한국영화 출품작은 30편 이상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생충’이 칸 황금종려상에 더해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을 석권하며 세계무대에서 한국영화 위상이 높아진 ‘프리미엄’을 노린 것이란 해석도 뒤따랐다.

영국 영화 전문지 '엠파이어'가 트위터에 연상호 감독의 '반도'를 화제작으로 소개했다. [사진 NEW]

영국 영화 전문지 '엠파이어'가 트위터에 연상호 감독의 '반도'를 화제작으로 소개했다. [사진 NEW]

칸영화제 조직위는 이 56편에 ‘칸 2020’ 레이블을 붙이고 가을부터 개최 예정인 토론토영화제, 산세바스티안영화제, 뉴욕영화제, 부산영화제, 선댄스영화제 등 주요 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하는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당초 칸영화제는 코로나19 확산 후 개최를 6월 말께로 미루려 했지만 프랑스 내 확진자가 급증하며 지난 4월 에마누엘 마크롱 대통령이 최소 7월 중순까지 대규모 축제나 행사를 금지하면서 원래 형태의 개최가 불가능해지자, ‘칸 2020’ 레이블이란 개념을 처음 언급했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당시 현지 인터뷰에서 “이 레이블은 우리가 그 영화를 홍보하고 가을 개최란 복잡한 상황 속에서 계속해서 그 작품과의 끈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면서 “우린 전 세계에서 훌륭한 영화들을 출품받았고 그 영화들이 존재하고 관객을 찾도록 돕는 것이 우리 의무이자 바람”이라 했다.

옳해 초청작에 포함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 [웹캡처]

옳해 초청작에 포함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 [웹캡처]

이번 초청작엔 웨스 앤더슨 감독의 '프렌치 디스패치',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서머 오브 85',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트루 마더스', 배우 비고 모텐슨 연출작 '폴링'에 더해 피트 닥터 감독('인사이드 아웃')의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등이 포함됐다.

코로나19 속 역대 최다 출품

초청작 발표 전날인 2일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서한에 따르면 올해 칸영화제에는 역대 최다인 2067편의 장편이 출품됐다. 2000편 넘게 출품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출품작 중 데뷔작 편수도 909편으로 역대 최다였다. 이에 따라 공식 초청된 데뷔작 수도 전체 선정작의 26.7%인 15편으로 지난해 10편(17%)에 비해 대폭 늘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지난해 5월 칸영화제 폐막식 풍경이다. [EPA=연합]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지난해 5월 칸영화제 폐막식 풍경이다. [EPA=연합]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속에 데뷔작이 대거 초청된 데 대해 “영화의 창조적 활력의 증거이자 영화제가 미래를 위해 만들고 있는 약속”이라 의미를 짚었다.
올해 영화제에 출품한 여성 감독은 532명으로, 지난해 575명보다 소폭 줄었지만 최종선정작에 포함된 여성감독은 16명으로 지난해 14명보다 오히려 늘었다. 그 결과 올해 공식 초청작 중 여성 감독 비중은 28.5%로 지난해(23.7%)보다 커졌다.
1946년 첫 출범한 칸영화제는 1948년과 1950년 재정 문제로 열리지 못했고 1969년엔 프랑스 5월 학생운동(68혁명) 여파로 영화제 도중 행사가 취소됐다. 올해는 코로나19팬데믹으로 인해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칸 “개최 취소 고려한 적 없다”  

2일 서한을 통해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개최 취소는 고려한 적 없다”면서 “원래와 다른 형태가 필요하게 됐지만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올해 출품‧선정작이 고무적인 지표를 보여준 데 대해 “영화인들이 열심히 작업해준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며 “우리는 (올해 상영하지 못한) 모든 작품을 2021년 영화제로 넘길 순 없었기에 선정 작업을 계속했고 그건 맞는 결정이었다”고 했다. “1895년 12월 28일 뤼미에르 형제가 영화를 발명한 이래 처음으로 극장들이 3개월간 문을 닫아야 했지만 이 아름다운 초청작들은 영화가 어느 때보다 살아있다고 말해준다.” 그의 말이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 필름 마켓은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역대 최초로 온라인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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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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