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대하던 여름휴가…직장인 10명 중 6명 “상황 좀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7월 여름철 성수기 여행 시즌을 맞아 인천국제공항이 출국인파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지난해 7월 여름철 성수기 여행 시즌을 맞아 인천국제공항이 출국인파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직장인 이숙희(44)씨는 올 여름휴가를 언제 어디로 가야 할지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이미 장소를 정하고 교통편과 숙박 등 필요한 예약을 마쳤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선뜻 이동하기가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이 씨는 “7~8월 중에 가긴 가야겠는데 아이들 방학이 언제인지도 봐야하고 안심하고 다녀도 괜찮은 상황인지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직장인들이 고대하던 여름휴가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3일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102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1%만이 ‘올 여름휴가를 갈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올해는 따로 여름휴가를 가지 않겠다(22.9%)’ ‘겨울휴가 등 아예 휴가를 미루겠다(6.4%)’ ‘휴가를 내서 자녀 등 가족을 돌보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2.6%)’ 등 아예 올해 여름휴가를 포기했다는 응답도 31.9%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10명 중 6명은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하려 한다(59%)’고 답해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면 휴가를 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여름휴가의 발목을 잡은 건 역시 코로나19였다.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정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72.6%가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가늠할 수 없어서(복수응답)’라고 답했다. 이는 2위인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24.9%)’보다 약 3배 가까이 높은 응답률이다. 이밖에 ‘코로나19로 인해 사용할 수 있는 연차, 휴가 일수의 여유가 많지 않아서(18%)’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9.6%)’ ‘원래 여름휴가를 즐기지 않는 편이라(6.7%)’, ‘이직준비 등 개인적인 계획들이 있어서(6.3%)’ 등의 이유가 잇따랐다.

설사 여름휴가를 가기로 계획했다 하더라도 올해 휴가는 코로나 이전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여름휴가를 가겠다고 답한 직장인의 89.2%가 ‘국내여행’으로 보낼 것이라고 답했으며 ‘해외여행을 하겠다’는 응답은 10.8%에 그쳤다. 올해 휴가를 계획한 직장인들이 지난해 다녀온 여름 휴가지를 살펴보면 ‘해외’가 22.1%로 올해 계획보다 2배 정도 높았다. 여름휴가 일수도 지난해에는 평균 4.9일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올해는 이보다 하루가 짧은 평균 3.9일을 사용할 계획으로 조사됐다.

한편 직장인들은 ‘평소 꿈꿔온 휴가’로 ‘휴양지에서 푹 쉬기(24.4%)’와 ‘해외에서 현지인처럼 머물며 살아보기(21.8%)’를 1·2위로 꼽았다. 이어 ‘한적한 시골, 외딴 섬 등 사람 없는 곳에서 유유자적하게 시간 보내기(13%)’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불멍(불을 보면서 멍 때리기), 바비큐 등 캠핑 즐기기(12.2%)’ ‘호캉스 즐기기(8.2%)’ 등도 직장인들이 꿈꾸는 휴가로 꼽혔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