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응 칭찬한 WHO, 정작 내부선 "정보 공유 지연에 불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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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던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작 내부에서는 정보 공유 지연으로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AP 통신은 2일(현지시간) WHO 내부 문서와 이메일·인터뷰 등을 분석한 결과, WHO 관계자들은 중국이 코로나19의 위험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세부 사항 정보 공개를 지체해 불만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든 갈레아 WHO 중국 담당자는 한 회의에 참석해 “그들은 우리에게 중국중앙방송(CCTV)에 나오기 15분 전에야 (정보를) 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역학 전문가는 “최소한의 정보만 보내줬다”며 “당연히 적절한 계획을 세우기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월 말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중국과 전 세계에서 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것이 WHO의 최우선 과제”라며 “중국 최고 지도부가 보여준 헌신, 바이러스의 유전자 배열 등에 대한 정보 공유 등에 감사한다”며 중국의 대응을 치켜세웠다.

AP는 이런 상황이 WHO가 코로나19 사태에서 ‘정보 깜깜이’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공중보건 시스템의 엄격한 정보 통제에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의 최소한 자료 제공 탓에 WHO가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중국을 치켜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무엇보다 WHO의 불만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의 유전자 지도를 완전히 해독했는데도 이를 일주일 넘게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 우한(武漢) 바이러스연구소의 스정리 연구팀은 지난 1월 2일 코로나19 유전자 지도를 해독했고, 1월 5일에는 다른 정부 연구소에서 코로나19 염기 서열을 분석했다. 상하이의 장용전 연구팀도 이날 해독을 완료했다. 그런데도 중국 당국은 검사와 치료제, 백신 개발에 중요한 세부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WHO 내부 회의에서 “WHO가 많은 손가락질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며, 지금은 방침을 바꿔 중국 측에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할 때라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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