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빨아들인다던 세종시, 이젠 인구 줄까 걱정하나

중앙일보

입력 2020.06.03 00:03

업데이트 2020.06.0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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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세종시 신도시지역 아파트단지. 올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었다. [중앙포토]

세종시 신도시지역 아파트단지. 올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었다. [중앙포토]

행정수도 세종의 인구 늘리기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4월 인구 순이동 1위는 경기
세종 순이동 210명, 출범후 최저
결혼·출산 저조한데 이사도 감소
“인구분산 근본대책 필요한 시점”

세종은 지난 4월 순 이동률이 시 출범 후 7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도권인 경기에 뒤졌다. 3월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합계 출산율과 조혼인율 감소율이 각각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게다가 정부는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수도권에 3기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지만 세종은 주택시장 규제를 강화,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4월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16개 시·도에서 세종시로 주민등록을 옮긴 사람은 4571명, 세종에서 빠져나간 사람은 4361명이었다. 이에 따른 순 이동(전입-전출)은 210명, 순 이동률(주민등록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은 0.7%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에는 순 이동이 1486명, 순 이동률은 5.6%였다. 결국 1년 새 이동 인구가 1276명(85.9%) 줄고, 비율은 4.9%p 낮아진 셈이다.

경기는 지난 4월 전입이 16만8095명, 전출은 14만7641명이었다. 경기는 순 이동이 2019년 4월(1만213명)의 약 2배인 2만454명으로 늘어 세종과 대조를 이뤘다. 순 이동률도 1.0%에서 1.9%로 높아지면서, 세종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국 시·도 가운데 1위에 올랐다.

2007년부터 세종시 남쪽에서 건설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2030년 목표 인구 50만 명)에는 2011년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다. 이듬해인 2012년 7월 세종시가 출범했다. 세종시는 신도시로 인해 경기·인천 등과 함께 매월 순이동 인구가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해 왔다.

통계청이 같은 날 발표한 인구 동향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1~3월) 세종시의 합계 출산율(한 여자가 임신 가능 시기인 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51명이었다. 17개 시·도 중에서는 최고였고, 전국 평균(0.90명)보다도 크게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1.73명)보다 0.22명 줄어, 감소율이 전체 시·도 중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 합계 출산율은 1년 사이 0.12명 줄었다.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도 마찬가지였다. 세종의 1분기 조혼인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5.4건이었다. 그러나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감소율이 시·도 가운데 최고인 1.0건(전국 평균 0.1건)에 달했다.

세종의 인구 증가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영향을 준다.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2014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은 5600가구다. 이는 지난해 1만1347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신도시 주택시장 규제를 강화한 뒤 건설사가 아파트 분양 물량을 줄이거나 분양 시기를 미뤘기 때문이다.

올해 말 세종 신도시 인구는 정부가 당초 목표로 삼은 30만 명에 크게 못 미치는 26만여 명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부가 최근 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경기 인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세종시가 출범했어도 수도권 인구 분산 효과가 미미하다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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