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지진 75번 발생한 해남···"대지진 전조는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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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5월에 걸쳐 75회 지진이 발생한 해남 지역 지진발생지 위성사진에 진앙의 위치와 깊이, 지진의 크기를 표시한 자료. 자료 기상청

2020년 4월~5월에 걸쳐 75회 지진이 발생한 해남 지역 지진발생지 위성사진에 진앙의 위치와 깊이, 지진의 크기를 표시한 자료. 자료 기상청

지난 4월부터 약 한 달여 간 전남 해남군의 논밭 한가운데서 발생한 75건의 지진은 ‘작은 단층의 이동에 의한 국소지진’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상청은 2일 “지진 전문가 회의 결과 해남 지역에서 발생한 연속 지진은 작은 단층이 옆으로 밀리면서 생긴 진동으로 인한 국소 지진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전날인 1일 기상청은 지질학 전공 교수들, 한국 지질자원연구원이 참여하는 전문가 회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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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회 진앙, 500x400m 안에 다닥다닥

4월 26일부터 75번 발생한 지진들의 진앙 위치를 3차원으로 표현한 자료. 진앙이 모두 좁은 지역에 몰려있어, 기상청은 이들 모두를 단층 하나의 이동으로 발생한 지진들로 판단했다. 자료 기상청

4월 26일부터 75번 발생한 지진들의 진앙 위치를 3차원으로 표현한 자료. 진앙이 모두 좁은 지역에 몰려있어, 기상청은 이들 모두를 단층 하나의 이동으로 발생한 지진들로 판단했다. 자료 기상청

기상청에 따르면 75건에 이르는 지진의 진앙은 모두 500m의 반경의 좁은 범위에 집중돼 있었다. 또한 깊이 20㎞ 인근 400m 안에서 동남동(4시방향)~서북서(10시방향)으로 늘어서있다.

지진 전문가들은 이런 점들을 근거로 해남 지진이 “한반도에 흔한 주향이동 단층운동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주향이동 단층은 맞닿은 두 지각 덩어리가 서로 옆으로 쓸면서 비켜나는 형태로 움직이는 단층이다. 어느 덩어리 하나가 위나 아래로 빠지거나, 서로 밀지 않고 같은 평면 안에서 스치듯 움직이는 형태다.

국내에서 보통 지진이 발생하는 깊이는 5~15㎞다. 해남 지진은 그보다 조금 더 깊은 20~21㎞ 지점에서 발생했지만, 전문가들은 “주변의 지각 두께나 지층의 구성성분 등에 따라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통상의 깊이”라고 판단했다.

존재 여부 몰랐던 단층이 원인 

전남 해남은 1978년 이후 단 한 번도 지진이 없었다. 지난 4월 26일 오후 12시 34분 땅속 20㎞ 깊이에서 규모 1.8의 '미소지진'(규모 2.0 이하)이 발생한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총 75회의 크고작은 지진이 ‘해남군 서북서쪽 21㎞’ 인근에서 연속 발생했다.

이처럼 지진이 집중되자 기상청은 진앙 주변에 임시 지진관측망을 설치하고 정밀한 정보를 수집했다. 지난달 9일 이후로는 추가 지진이 1건에 그쳐, 잦아드는 모양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 발생 위치가 좁은 범위에 분포하는 것으로 볼 때 단층의 크기가 크지 않다”며 “앞서 2013년 보령해역과 2019년 백령도 인근에서 연속 지진이 발생한 뒤 대규모 지진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던 사례 등을 참고하면 ‘대규모 지진의 전조’보다는 ‘작은 단층에 의한 국소 지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왜 갑자기 해남?' 구체적 정보는 부족

하지만 이날 기상청의 발표엔 단층 이동의 원인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담겨있지 않았다. 기상청 우남철 지진분석관은 “한반도 전체의 단층 정보도 부족하고, 특히 지금까지 지진이 거의 없던 호남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상태다. 이번 지진도 존재 여부조차 몰랐던 단층이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분석관은 “한반도 전체에 대한 단층 조사사업이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그와 별개로 이번 해남 지진 발생지 인근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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