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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도 제조업도 빚내 버텼다…산업대출 역대 최대폭 증가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 산업별 대출금이 역대 최대 수준 증가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대출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대출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1분기 산업별 대출금은 전 분기 대비 51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08년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수준 증가폭이다. 산업 대출이란 자영업자, 기업, 공공기관 등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에서 빌린 돈을 뜻한다. 직전 분기 대비 24조1000억원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 19조6000억원 증가했다. 총 대출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1259조2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업계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의 대출금이 급증했다. 전 분기 대비 대출금이 역대 최대 증가폭인 34조원을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12조2000억원), 부동산업(6조5000억원) 증가폭이 컸다. 한은은 “서비스업의 경우 정부의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과 기업의 자금 확보 노력 등으로 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1차 정책자금 대출에만 16조4000억원 규모 예산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 지원을 펼쳤다.

한국은행이 2일 2020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현황을 발표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일 2020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현황을 발표했다. 한국은행

제조업도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제조업 대출금은 전 분기 대비 14조8000억원 늘었다. 역시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석유‧화학‧의약품‧플라스틱(3조9000억원),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2조1000억원) 등의 증가폭이 확대됐다. 영업활동 부진으로 현금 흐름이 악화한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요국 공장 셧다운이 계속되는 등 내수‧수출이 모두 휘청였던 결과로 풀이된다. 건설업 역시 대출금이 감소세를 보였던 전 분기 대비 대출금이 1조4000억원 느는 등 전반적 산업계가 자금난에 시달렸다.

용도별로는 원자재 구입, 인건비 지급 등 기업 운영을 위해 투입되는 운전자금 대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전체 운전자금은 전 분기 대비 37조7000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산업에서 소비 감소, 수출 악화가 일어나 수입은 준 반면, 인건비나 원자재 값은 그대로 충당해야 해 운전자금 대출 증가폭이 컸던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권 별로는 예금은행을 통한 대출금이 전 분기 대비 34조9000억원 증가해 증가폭이 컸다.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기업은행의 초저금리 대출, 시중은행의 1000만원 직접대출이 나간 결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캐피털사, 카드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에서 빌린 돈도 전 분기 대비 16조5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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