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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갑자기 허리가 아플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셀프케어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유재욱의 심야병원(73)

갑자기 허리가 아프면 참 난감하고 불안하다. 특히 밤이나 휴일에 허리가 아프면 병원도 문을 닫았고 응급실로 가기에는 너무 과한 것은 아닌가, 한편으로는 치료를 미루다가 오히려 병을 키우는 것은 아닌가 불안해질 때가 있다. 오늘은 ‘허리가 아픈데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이다’는 것을 전제로 집에서 어떤 치료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허리가 아플 때 당황하지 말고 가만히 누워서 휴식을 취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적으로는 바르게 누워서 무릎 아래쪽으로 약간의 쿠션을 받치는 자세가 허리에 무리를 적게 주는 자세다. [사진 Pixabay]

허리가 아플 때 당황하지 말고 가만히 누워서 휴식을 취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적으로는 바르게 누워서 무릎 아래쪽으로 약간의 쿠션을 받치는 자세가 허리에 무리를 적게 주는 자세다. [사진 Pixabay]

일주일간 푹 쉬어봐라

의사들이 환자에게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는 비밀 아닌 비밀이 있는데, 웬만한 허리통증은 그냥 놔두고 1주일 정도 지나면 회복된다. 왜 저절로 낫는가? 원래 허리는 스스로 치유되는 능력이 강한 부위라서 큰 이상이 없다면 스스로 회복한다. 그래서 허리가 아플 때 너무 당황하지 말고 가만히 누워서 휴식을 취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쉬는 동안 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을 얼마나 피하느냐가 중요하다.

① 어떤 자세로 쉴까?
어떤 자세가 좋은 자세냐고 질문을 많이 하는데, 정해진 자세는 없고 본인이 느끼기에 가장 편안한 자세로 쉬는 것이 좋다. 만약 바르게 눕는 것이 편하다면 바르게 누우면 되고, 옆으로 눕는 것이 편하면 그렇게 하면 된다. 통증을 유발하는 자세는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바르게 누워서 무릎 아래쪽으로 약간의 쿠션을 받치는 자세가 허리에 무리를 적게 주는 자세다.

② 어떤 운동을 할까?
허리가 불편하면 스트레칭을 하거나, 허리 주변 근육 강화 운동을 해서 극복해 보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급성기에 스트레칭이나 강화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최소 1주일은 운동을 하지 말고 가만히 쉬어주는 것이 더 유리하다. 운동은 통증이 완전히 없어진 후에 재발 방지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 손상이 있는 상태에서 운동하면 오히려 악화 될 수 있다. 오히려 통증이 좀 나아지면 일어나서 산책하듯이 천천히 걷는 것은 도움이 된다. 천천히 보행할 때 우리 척추와 근육은 제자리로 찾아 들어가기 때문이다.

③ 약을 먹을까?
나는 약을 쓰지 않는 편이지만, 이런 경우에는 진통소염제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한다. 어떤 이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고 통증만 줄여주는 것이라면 약 먹을 필요가 없지 않은가? 하고 물어보지만, 그 기간 통증을 줄여주고, 이환 기간을 단축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흔히 구할 수 있는 진통소염제를 먹는 것은 좋다.

④ 온찜질 vs 냉찜질
허리통증은 온찜질을 권한다. 일반적으로 무릎이나 팔꿈치는 급성기에는 냉찜질, 72시간 후에는 온찜질이 유리하지만, 허리통증의 경우 냉찜질은 허리 근육의 긴장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온찜질을 해도 좋다.

허리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꼭 찾아야 하고, 치료시기를 놓쳐서 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병원에 반드시 가야 하는 경우'를 숙지해야 한다. [사진 Pixabay]

허리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꼭 찾아야 하고, 치료시기를 놓쳐서 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병원에 반드시 가야 하는 경우'를 숙지해야 한다. [사진 Pixabay]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

허리가 아플 때 집에서 해결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병원에 반드시 가야 하는 경우’를 아는 것이다. 집에서 자가 치료를 하다가 오히려 병을 키우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➀ 허리가 아픈데 팔다리 감각이 떨어지거나, 힘이 빠진다.
이런 경우 혹시 뇌졸중이나 다른 중추신경계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확률이 낮아도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➁ 갑자기 대소변 기능장애가 생겼다.
대소변 장애는 설사나 변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대소변 보는 것을 잘 못 느끼거나, 실금하는 경우 허리 쪽 신경에 마비가 왔을 가능성이 있다. 신경의 마비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추후 수술을 하더라도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➂ 허리디스크 환자가 발목을 위로 젖히는 힘이 약해졌다.
사실 위의 두 증상은 병원에 가지 말라고 해도 무서워서 바로 병원에 갈 수밖에 없는 증상들이다. 허리디스크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흔한 상황은 발목에 힘이 빠지는 것이다. 발목에 힘이 빠지는 경우 신경이 손상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술 여부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정형외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를 찾아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정작 본인은 발목이 약해졌는지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주위에서 다리를 질질 끌거나, 다리를 절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해줘서 병원을 오는 경우도 많다.

➃ 너무 아파서 꼼짝도 못 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게 되는 가장 흔한 경우다. 하지만 통증은 아무리 심해도 대부분 응급상황은 아닌 경우가 많다. 통증 자체는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생각했을 때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증상이 아주 위험한 증상일 경우도 있고, 나는 죽을 것처럼 아프고, 불안한데 실제로는 그리 중요한 증상이 아닌 경우도 많다.

허리통증을 집에서 치료할 때는 두 가지 점을 주의해야 한다

① 허리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라.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
②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를 숙지해야 한다. 괜찮겠지 하고 시간을 지체했다가는 치료 시기를 놓쳐서 병이 악화되거나 후유증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연주는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의 꿈을 꾼 후에 (Apres un reve op7-1)다. 포레는 가곡을 많이 작곡했는데 이 곡은 그가 20세 때 작곡한 3곡의 가곡(Op7) 중 1번이다. 노래의 가사를 음미해 보면 ‘아아! 꿈에서 슬프게 깨어나다니 밤이여 돌려주렴 내게 너의 환상을, 돌아오라 아름다운 이여’에서 보듯 오직 꿈속에서만 나타나고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애절하게 노래하고 있다.

재활의학과 의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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