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민주당 동료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성실하고 빠르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편지는 21대 국회 개원 인사를 겸해 전날 작성됐다.
윤 의원은 이 편지에서 “5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에 1차적으로 소명을 했지만, 충분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희망과 기대로 충만해야 할 21대 국회 첫 출발에 저와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활동이 본의 아니게 국민들과 당, 의원들에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5월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저와 가족, 정대협, 정의연에 대한 각종 의혹, 때로는 왜곡도 잇따랐다”며 “처음의 막막함, 당혹감을 견디고 기자회견장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의원, 당원들의 응원과 기다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의연 활동에 대한 의원들의 관심과 사랑이 특별함을 새삼 체감하면서 깊은 책임감을 함께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광복이 됐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에게 광복이 오지 않았어요’라는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말을 거론하면서 “이를 가슴에 새기고 국민의 믿음을 회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입장 그대로다…여기서 설명 다 못해”
이날 오전 9시쯤 국회 의원회관으로 처음 출근한 윤 의원은 취재진이 몰려들자 문을 걸어 잠그고 9시간 넘게 의원실 안에서 나오지 않고 업무를 봤다. 방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창문이 블라인드로 가려져 내부가 보이지 않았다. 이따금 의원실 내부로 임기 시작을 축하하는 난과 꽃이 배송돼 들어갔다.
퇴근을 위해 오후 6시25분쯤 의원실 밖으로 나온 윤 의원은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파트 경매 취득과 관련해 사적 유용은 없다는 입장은 그대로냐’는 질문에 “네 그대로다”라고 답했다. ‘추가 소명할 계획이 없냐’, ‘추후 기자회견은 언제 할 것이냐’ 등 향후 추가적인 입장표명을 묻는 질문에는 “여기서 설명을 다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정청래·이수진·우원식 등 與의원 방문
민주당 동료 의원들도 윤 의원을 잇달아 찾아 격려했다. 50분간 윤 의원을 만난 정청래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별말을 나누진 않았다. 얼마나 힘들겠느냐. 힘내시라고 위로 말씀을 전했다”고 말했다.
함께 의원실을 방문한 이수진 의원은 “윤 의원은 앞으로 국민과 여성 인권을 위해 훌륭한 역할을 할 것 같다”며 “열심히 공부하더라”라고 전했다.
10분간 윤 의원을 면담한 우원식 의원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보려고 왔다”며 “본인이 잘 소명해나갈 거다.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니까 수사 결과를 보면 된다”고 말했다. 윤 의원과 함께 비례대표 선거를 치른 양이원영 의원도 의원실을 방문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