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미니애폴리스의 서부 35번 주간 고속도로에서 대형 유조 트럭 한 대가 수천 명이 모여 있는 시위대를 향해 빠른 속도로 돌진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이날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다행히 시위대 중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위대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 멈춰 선 트럭으로 다가가 운전자를 끌어내렸다.
미네소타 공공안전부(MDPS)는 상처를 입은 신원 미상의 운전자를 체포해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또 당국은 운전자의 동기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의 행동은 계획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35번 주간 고속도로는 수천 명의 시위자가 모여 차로를 가로질러 남쪽으로 행진하면서 폐쇄됐으나 유조 트럭이 어떻게 진입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팀 왈츠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은 운전자의 동기를 모른다”며 “이 비극적인 상황에서 희생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미국 75개 도시로 퍼졌다. 시위대의 공공기물 파손 등 폭력과 약탈 행위도 잇따랐다.
지난달 25일 플로이드는 미니애폴리스 거리에서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질식사했다. 이 같은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이를 보고 분노한 시민들이 일제히 거리로 나왔다. 캘리포니아와 미시간 주 등에서 명품 및 자동차 판매점이 습격당하는 사고가 벌어지는 등 시위가 연일 과격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국방성 산하 주 방위군 사무국은 시위 진압을 위해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인디애나, 켄터키, 미네소타, 유타, 오하이오, 사우스다코타, 워싱턴, 테네시, 텍사스, 위스콘신 등 15개 주(州)와 워싱턴DC에 주 방위군 약 5000명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