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운용이 불투명하다고 문제를 제기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에 대해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음모론' '배후설'을 주장한 김어준씨가 시민단체에 고발당했다. 이 단체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사에서 김씨의 음모론을 부추기고 있다며,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했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는 1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씨를 서울 서부지검에 고발했다고 알렸다. 사준모는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수차례 고발장을 접수한 단체다. 정의연 관련 논란에서 김씨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준모는 "김씨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로, 이용수 할머니에 대하여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행위를 한 자"라고 규정하고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한 다음 날인지난달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방송이 끝날 때까지 여성진행자 윤미리와 (이 할머니의) 제2차 기자회견 전체를 하나의 허위 음모론으로 규정한 후 허위의 사실 등을 진술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당시 방송에서 "(이 할머니에게) 누군가 왜곡된 정보를 드렸고, 그런 말을 옆에서 한 것 같다", "할머니가 뜬금없는 얘기를 하셨는데 여기 누군가의 의도가 반영돼 있다" 등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배후설을 제기했다.
김씨는 방송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에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를 통해 "(할머니의 기자회견문은) 직접 쓴 게 아닌 것이 명백하다" 등 대필의혹을 제기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이 할머니가 직접 JTBC뉴스룸에 출연해 딸의 도움을 받아 직접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사준모는 "김씨의 방송으로 정보통신망법 제70조(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제2항 또는 형법 제309조(명예훼손) 제2항에서 보호하는 이용수 할머니의 명예가 훼손된 것도 분명해 보인다"며 "김씨는 이용수 할머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한 사실 또한 없다. 명예훼손으로 처벌해달라"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