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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숲에 가서 온몸으로 느꼈죠, 우리 동네에 숲 가꿔야 하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미세먼지 먹는 숲야생 동식물 사는 숲
건강하게 가꿀수록 우리 삶의 질 좋아져요 

왼쪽부터 한서진(서울 반원초 4)·박성진(서울 이대부속초 5)·문제원(대전 도안초 5)·박서연(경기도 분당초 5) 학생기자가 나무가 우거진 남산 숲에서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한서진(서울 반원초 4)·박성진(서울 이대부속초 5)·문제원(대전 도안초 5)·박서연(경기도 분당초 5) 학생기자가 나무가 우거진 남산 숲에서 포즈를 취했다.

매년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입니다. 1972년 6월 5일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 따라 제정됐고, 우리나라도 1996년부터 6월 5일을 법정기념일로 삼았죠.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고 아름다운 지구를 후세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의미를 담았어요. 산업의 발전으로 우리의 삶이 편리해진 만큼 환경오염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이 지구의 자정작용 범위를 넘어서면 온난화·엘니뇨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발생해요. 생태계가 파괴돼 많은 동·식물이 병들기도 하고요. 이는 결국 환경재난, 희소병 유발 등 우리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죠. 인간이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인 동시에 피해자가 되는 겁니다. 모두가 건강하게 공존하는 지구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글=박소윤 기자 park.soyoon@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문제원(대전 도안초 5)·박서연(경기도 분당초 5)·박성진(서울 이대부속초 5)·한서진(서울 반원초 4) 학생기자

여러분은 남아메리카 대륙에 위치한 열대 우림 ‘아마존’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남한 땅의 55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 크기의 숲으로, 지구에서 만들어지는 산소의 약 ⅓을 생산해 ‘지구의 허파’로 불리기도 합니다. 우리 몸에서 허파, 즉 폐는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밖으로 내뿜는 중요한 장기예요. 허파가 고장 난다면 숨을 쉴 수도, 살 수도 없겠죠. 안타깝게도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은 갈수록 호흡곤란 상태에 빠져들고 있어요. 무분별한 벌목·개발 등에 이어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인해 약 9000㎢ 규모의 숲이 파괴됐기 때문이에요. 무려 서울 면적(605㎢)의 15배에 달하는 크기입니다. 이렇게 파괴된 숲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10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요. 숲이 줄어들면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맑은 공기 역시 점점 사라지겠죠.

비영리 시민단체 '생명의 숲'의 이기세·이정현·유진우(왼쪽부터) 숲 활동가.

비영리 시민단체 '생명의 숲'의 이기세·이정현·유진우(왼쪽부터) 숲 활동가.

숲이 병들기 전에 미리 돌보고 치료해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출동했습니다. 서울 남산에 모인 문제원·박서연·박성진·한서진 학생기자를 세 명의 ‘숲 활동가’가 반갑게 맞아줬어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비영리 시민단체 ‘생명의 숲’에서 활동하고 있는 숲 활동가예요.” 숲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답게 ‘나무 이름’도 함께 소개했는데요. 이정현 활동가는 ‘오리나무’, 이기세 활동가는 ‘은행나무’, 유진우 활동가는 ‘자귀나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린짐 활동을 위해 시민단체 '생명의 숲'에서 나눠준 에코백 안에는 화분·삽·장갑 등 숲을 가꿀 수 있는 도구가 들어 있다.

그린짐 활동을 위해 시민단체 '생명의 숲'에서 나눠준 에코백 안에는 화분·삽·장갑 등 숲을 가꿀 수 있는 도구가 들어 있다.

“생명의 숲은 시민의 힘으로 건강한 숲,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단체예요. 숲을 통해 누구나 건강한 일상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게 목표죠. 숲 문화 운동·도시 숲 운동·학교 숲 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답니다. 여러분이 저희와 함께할 프로그램은 바로 ‘그린짐(Green Gym)'이에요.” 이정현 활동가가 예쁜 나무가 그려진 에코백 네 개를 학생기자단에게 건넸어요. 에코백 안에는 작은 화분·삽·장갑 등 숲을 가꾸는 도구가 들어있었죠. “그린짐은 영국의 자연보호 자원봉사연합인 'TCV'가 처음 시작했어요. 숲과 같은 녹지 공간에서 진행되는 야외활동을 통해 환경보전은 물론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사회적 관계를 향상하는 활동입니다. 나무 들어 올리기 및 옮기기, 풀 뽑기, 나무 심기, 길 만들기 등 다양한 숲 활동을 할 수 있어요. 우리 동네 ’숲세권(숲+역세권의 합성어)‘을 만드는 거죠.”

그린짐은 ▶만남 및 인사 ▶활동 소개 ▶준비운동 ▶1차 활동 ▶휴식 및 티타임 ▶2차 활동 ▶정리운동 순으로 진행됩니다. 숲에서 부담 없이 몸을 움직이며 자연과 개인의 건강에 집중할 수 있죠. 다만 최근 확산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네 학생기자는 활동가의 통제 속에 땀을 많이 흘리지 않는 안전한 활동 위주로 그린짐에 참여했어요.

생명의 숲 이기세·유진우(왼쪽부터)·이정현(맨 오른쪽) 활동가와 남산 둘레길을 오른 소중 학생기자단.

생명의 숲 이기세·유진우(왼쪽부터)·이정현(맨 오른쪽) 활동가와 남산 둘레길을 오른 소중 학생기자단.

본격적인 그린짐 활동을 위해 국립극장 앞에서 시작하는 남산 둘레길을 오르기 시작했어요. 직박구리·멧비둘기 등 평소 볼 수 없는 새들이 모습을 드러냈죠. 푸르른 나무가 우거진 숲길에 접어들자 네 사람의 발길이 절로 가벼워졌습니다. 그때 이기세 활동가가 새 발 모양의 독특한 잎을 가진 나무 하나를 가리켰어요. “남산의 대표적인 나무예요. 애국가 2절 한번 불러볼까요?”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아, 소나무군요!” 학생기자단이 입을 모아 답했어요. “맞아요. 2017년에 심은 아기 소나무랍니다. 10년 정도 지나면 뒤에 있는 어른 소나무처럼 커질 거예요. 이쪽 경사가 급하다 보니 태풍이 왔을 때 나무들이 다 쓰러졌어요. 빈 곳에 남산의 상징인 소나무를 심기 시작했죠. 오늘 여러분이 그린짐 활동을 하며 돌볼 나무도 바로 이 소나무예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본격적인 그린짐 활동에 앞서 지지대를 이용해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본격적인 그린짐 활동에 앞서 지지대를 이용해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소나무가 옹기종기 모인 숲을 지나 평지에 베이스 캠프를 잡았습니다. 준비운동을 위해서였죠. 가슴 높이의 지지대를 하나씩 건네받은 네 사람이 이정현 활동가를 따라 몸을 풀기 시작했어요. 손목과 발목을 천천히 돌려주고요. 허리로 동그랗게 원을 그립니다. 지지대를 양손으로 들고 옆구리가 당길 때까지 스트레칭도 했어요. 손뼉을 친 후 한 바퀴 돌아 지지대를 잡는 준비운동에서는 네 명의 학생기자 모두 승리욕을 불태웠죠. 박수 다섯 번까지 전원 성공했답니다. 짝을 지어 지지대를 잡고 몸을 돌릴 때는 팔·다리가 꼬여 웃음보가 터졌어요.

네 사람이 이 이정현 활동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네 사람이 이 이정현 활동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워밍업을 마쳤으니 1차 활동을 시작해야겠죠. 어린 소나무가 가득한 숲에 들어서자 싱그러운 풀 냄새가 코를 자극했어요. “산과 숲을 가꾸기 위해 그린짐 활동을 하며 심은 소나무들이에요. 3년 전 심을 당시 4살이었으니 지금은 7~8살 정도 됐겠네요. 이렇게 심은 소나무가 3000그루나 된답니다. 자세히 보면 소나무 옆에 하얀 나무 막대기가 박혀 있어요. 흔들리지 않고 잘 자랄 수 있게 지지대를 세워준 거예요. 그런데 소나무가 지지대보다 훌쩍 커지면 더는 묶어둘 필요가 없겠죠. 오늘 여러분이 할 일은 소나무의 성장을 방해하는 지지대와 묶여 있는 끈을 제거하는 작업이에요.”

소나무의 성장을 방해하는 지지대를 제거하고 있는 학생기자단.

소나무의 성장을 방해하는 지지대를 제거하고 있는 학생기자단.

제원·서진 학생기자와 서연·성진 학생기자가 각각 팀을 이뤄 1차 활동에 나섰습니다. 제원·서진 학생기자는 숲 아래쪽으로, 서연·성진 학생기자는 위쪽으로 이동했어요. 우선 소나무가 지지대보다 높이 자랐는지, 지지대가 없이도 버틸 만큼 튼튼하게 뿌리를 내렸는지 확인합니다. 지지대의 돌출된 부분에 손을 다칠 수 있으니 작업용 장갑을 꼭 끼고요. 두 손으로 잡고 힘껏 지지대를 뽑으면 돼요. 남은 끈까지 걷어내면 지지대 제거 작업 완료입니다. 뽑은 지지대는 소나무가 자라는 데 방해되지 않도록 한쪽에 모아놓습니다. 네 사람은 소나무 숲 구석구석을 뒤지며 지지대를 제거했어요. 제원 학생기자가 “저기에도 있어요!”라고 외치자 서진 학생기자도 따라가 힘을 보탰죠. 서연·성진 학생기자 팀도 이에 질 새라 열심히 지지대와 끈을 모았어요.

지지대 제거 작업을 마친 네 사람이 오미자차와 쿠키를 맛보며 휴식시간을 가지고 있다.

지지대 제거 작업을 마친 네 사람이 오미자차와 쿠키를 맛보며 휴식시간을 가지고 있다.

학생기자단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을 때 반가운 휴식 시간이 찾아왔어요. “다시 베이스캠프로 이동할까요? 열심히 활동했으니 휴식 시간을 가질 거예요.” 시원한 오미자차와 오곡 쿠키를 맛보며 쉬는 사이 동물 친구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서연 학생기자가 “이렇게 가까이서 다람쥐를 보는 건 처음이에요”라며 놀랐어요. 다람쥐에 이어 청설모·고양이까지 베이스 캠프 근처를 유유히 지나갔죠. 도심과 사뭇 다른 숲의 모습에 깨끗한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답니다. 한바탕 흥분을 가라앉힌 네 사람은 숲과 관련해 궁금한 점을 쏟아냈어요.

남산 둘레길을 걷고 있는 한서진·박서연·박성진·문제원(왼쪽부터) 학생기자.

남산 둘레길을 걷고 있는 한서진·박서연·박성진·문제원(왼쪽부터) 학생기자.

제원 요즘에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도시 숲도 많은데요. 자연의 숲과는 다른 생태계를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요.

자연의 숲은 자연적인 천이(일정한 지역의 식물 군락이나 군락을 구성하는 종들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현상)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됐기 때문에 회복력도 높고, 다양한 생물이 살죠. 숲은 야생동물의 삶의 터전이거든요. 나무 하나만 보더라도 다양한 나이와 키를 가진 나무가 함께 살죠. 반면 도시 등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숲은 인간의 필요 때문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특정한 기능을 목적으로 해요. 미관상의 이유라든가, 사람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다든가 하는 것들이죠. 이런 인공 숲에 사는 나무들은 자연의 숲에 비해 종류도 다양하지 않고, 서식하는 생물의 종류도 한정적이에요. 그런데도 인공 숲은 도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인공 숲조차 없다면 야생동물은 도시에서 살거나 이동하기 너무 어렵겠죠. 도시의 열섬 현상,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도 더욱 심각해질 거고요. 인공 숲을 만들고 가꾸는 일은 여러 가지 문제로 파괴된 자연을 회복시키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의미 있어요.

제원 그렇다면 인공 숲이나 공원도 동물들이 살기 좋은 환경인가요.

인공 숲과 공원은 도시에서 얼마 없는 야생동물의 서식지이기 때문에 완전하진 못하더라도 중요한 공간입니다. 물론 모든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은 아니겠지만요. 앞으로 인간과 생활 반경을 공유하는 종들이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도시에서도 더 많은 동물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숲은 다람쥐·청설모·직박구리 등 도심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동물 친구들의 서식지다.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숲은 다람쥐·청설모·직박구리 등 도심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동물 친구들의 서식지다.

서연 서울 남산 숲에는 어떤 종류의 나무가 있나요? 또, 몇 그루나 되는지 궁금해요.

남산에는 약 400여 종의 관속식물이 살고 있어요. 남산의 대표적인 나무로는 소나무 외에도 신갈나무·전나무·때죽나무·단풍나무·산벚나무·팥배나무·산딸나무·메타세쿼이아·아까시나무 등이 있답니다. 남산에 사는 나무를 다 세어볼 수는 없어요. 다만 나무가 차지하는 면적을 통해 그 수를 추측해 볼 수 있는데요. 남산 면적은 대략 250만㎡고, 보통 1만㎡의 땅에 3000그루의 나무를 심죠. 계산해보면 73만5000그루가 나옵니다. 그런데 남산에 숲만 있는 건 아니죠. 사람·자동차가 다니는 길도 있고, 서울 N 타워도 있어요. 이런 면적을 제외하면 대략 70만 그루 정도의 나무가 자생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서연 이렇게 많은 나무와 숲들은 어떻게 가꿔지나요.

숲의 목적에 따라 다른데요. 천연림은 따로 관리하지 않거나, 방치하기도 합니다. 자연 그 자체로 괜찮으니까요. 반면, 목재 생산이나 탄소 저장고의 기능을 위한 숲의 경우 장기간의 계획을 세워 가꾸죠. 숲을 소유한 산림청이나 관할 부처에서 숲 경영 관리 계획서를 만들고요. 계획서를 토대로 먼 미래를 내다보고 숲을 관리합니다. 산불 등으로 훼손된 곳에 나무를 새로 심기도 하고, 필요한 수종으로 바꿔 심기도 하죠.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풀베기를 하거나 빽빽한 나무를 솎아줄 때도 있어요. 정말 많은 사람이 숲을 위해 일하고 있답니다.

성진 우리 집에는 나무가 많고 집 뒤쪽으로도 숲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미세먼지가 심한 날 공기청정기를 켜도 ‘매우 심하지 않은 상태’라는 알람이 뜨더라고요. 이런 환경이 집 안과 주변 대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나요.

숲은 ‘미세먼지 먹는 하마’라는 수식어가 있을 정도로 미세먼지 농도와 도시의 열을 낮춰준답니다. 도시 숲은 25.6%의 미세먼지, 40.9%의 초미세먼지를 저감시키고 대기오염물질도 빨아들여요. 집 주변에 숲이 있다면 당연히 공기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겠죠.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건 미세하고 복잡한 표면을 가진 나뭇잎인데요. 나뭇잎의 표면이 미세먼지를 흡착·흡수하고, 가지와 줄기가 미세먼지를 차단합니다.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은 숲 내부는 미세먼지를 신속히 밑으로 가라앉게 하죠. 오늘 우리가 함께 돌본 소나무는 한 그루당 1년에 44g의 미세먼지를 흡수할 수 있대요. 정말 대단하죠?

성진 숲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네요. 우리 동네 놀이터 앞에도 숲을 만들고 싶어요. 외진 곳이라 저녁 시간에 지나가기 무서운데, 숲을 만들면 지저분하고 무서운 곳도 산뜻하게 변할 것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일도 있을까요.

벌써 숲 활동가의 자질을 갖췄는데요! 우선 성진 학생기자가 사는 서울시에서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구청이나 시청에 우리 동네 공원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죠. 두 번째 방법은 생명의 숲에서 준비하고 있는 ‘도시 숲 119 프로젝트’를 이용하는 겁니다. 자투리땅을 찾아 숲을 만드는 활동이에요. 이외에 숲을 가꾸고 만드는 단체에 후원한다거나, 그린짐처럼 나무를 심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자연 숲인 남산 숲에는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둘레길 옆에 조성된 냇가를 찾아 목을 축이는 멧비둘기의 모습.

자연 숲인 남산 숲에는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둘레길 옆에 조성된 냇가를 찾아 목을 축이는 멧비둘기의 모습.

서진 이번에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많아요. 숲도 피해를 입었나요.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숲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어요. 하지만 최근에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줄면서 오히려 자연이 회복됐다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죠. 도시에 야생동물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대기 질도 눈에 띄게 깨끗해졌어요. 숲의 경우에는 가구 소비가 줄어듦에 따라 아프리카 불법 벌목량이 감소했다고 해요.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써는 인간의 지나친 소비 활동이 그동안 숲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서진 설명을 들으니 더 많은 숲에 가보고 싶어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숲에 대해 알려주세요.

생명의 숲에서 개최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뽑힌 숲들을 소개할게요. 우선 여름에도 서늘할 정도로 울창한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 숲이 있어요. 100살이 훌쩍 넘은 아름드리 전나무가 가득하지요. 전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관리소와 주민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요. 강원도 아래 울진군에는 금강소나무 숲이 있는데요. 금강소나무는 길쭉하고 곧게 자라며 단단해 정말 아름답죠. 목재로서의 가치도 커서 조선 시대부터 왕실에서 관리한 숲이에요. 숲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루에 정해진 인원만 입장할 수 있다고 해요. 사람과 숲이 공존하는 좋은 예죠. 마지막으로는 제주도의 곶자왈이라는 숲을 소개하고 싶네요. 화산섬에서 용암 지형 위에 생겨난 숲인데,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어요. 식물학적으로도 독특한 생태계니까요. 여러분도 꼭 가보길 바랍니다.
코코넛으로 만든 친환경 화문에 아기 소나무 모종을 심고 있는 학생기자단.

코코넛으로 만든 친환경 화문에 아기 소나무 모종을 심고 있는 학생기자단.

궁금증을 해소한 학생기자단이 마지막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바로 아기 소나무 모종 심기였는데요. 각자의 에코백에서 화분과 삽을 꺼냈죠. 유진우 활동가가 자그마한 소나무 묘목을 준비했어요. “화분이 좀 특이하죠? 코코넛으로 만든 친환경 화분이에요. 화분 채로 흙에 묻어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분해되죠. 이 코코넛 화분에 흙을 낮게 깔아주고요. 소나무 모종을 세웁니다. 흙을 살살 덮어주면 되는데, 너무 많이 넣거나 꽉 누를 경우 아기 소나무가 답답해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마지막으로 작은 자갈을 올려주면 소나무 모종 심기 완성입니다. 소나무는 1~2주에 한 번만 물을 주면 될 정도로 관리가 쉽고 쑥쑥 잘 자란답니다. 단, 햇빛을 아주 좋아하니 해가 잘 들어오는 곳에 놓아주는 것 잊지 마세요.” 네 학생기자 모두 아기 소나무가 어른 소나무가 될 때까지 잘 보살펴주기로 약속했어요.

서진·서연·성진·제원(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직접 심은 아기 소나무 화분을 들고 웃어 보였다.

서진·서연·성진·제원(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직접 심은 아기 소나무 화분을 들고 웃어 보였다.

“숲 활동가는 돈보다 중요한 다른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이에요. 숲 활동가가 되기 위해서는 나무를 소중하게 다룰 줄 아는 생태 감수성, 녹지공간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건물 대신 공원을 만듭시다’라고 외칠 수 있는 건강한 가치관, 숲과 공존하고자 하는 마음이 꼭 필요해요. 숲은 정말 중요한 공간입니다. 야생동물의 서식지이자 인간의 의식주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자원, 지구의 허파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건강한 숲이 꼭 필요해요. 오늘 온몸으로 느낀 숲의 소중한 가치를 꼭 기억해주길 바라요.”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이번 취재로 그린짐 활동에 대해 새로 알게 됐어요. 숲을 가꾸는 일과 나를 다스리는 신체 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내 손으로 숲을 가꿀 수 있어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숲에 관심 있는 친구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그린짐 활동을 추천하고 싶어요. 문제원(대전 도안초 5) 학생기자

남산 숲은 처음이었는데, 귀여운 직박구리와 다람쥐를 볼 수 있었어요. 그린짐은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은 제게 정말 재미있는 활동이었습니다. 작은 화분에 소나무 묘목도 심었어요. 아기 소나무 이름은 ‘남산이’로 정했답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나무가 자라듯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도 더욱 커졌어요. 박서연(경기도 분당초 5) 학생기자

남산에 도착해서 새 소리를 들으며 머리가 맑아졌어요. 소나무 숲길에서는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었죠. 소나무의 지지대를 제거하는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공기는 돈을 주고 사는 물건이 아니라 그런지 사람들이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하루였어요. 박성진(서울 이대부속초 5) 학생기자

그린짐 활동을 통해 소나무를 3000그루나 심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어요. 중간에 쉬며 차 마시는 시간을 가졌는데, 다람쥐와 청설모 같은 동물을 볼 수 있어 신기했죠. 아기 소나무 모종은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괜찮대요. 식물을 잘 못 키우는 제게도 안성맞춤이에요. 현재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어요. 환경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고 운동도 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한서진(서울 반원초 4)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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