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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슈가 신곡에 쓴 美사이비 교주 음성 논란···사과 후 재발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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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슈가가 지난 22일 발매한 믹스테이프 'D-2'.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 슈가가 지난 22일 발매한 믹스테이프 'D-2'.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BTS) 슈가의 믹스테이프에 미국 사이비 종교 교주 제임스 워런 짐 존스의 연설이 인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 22일 슈가가 활동명 ‘어거스트 디’로 공개한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의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 도입부에 짐 존스의 1977년 연설 내용 중 “당신은 죽더라도 살 것이다. 살아서 믿는 자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다(Though you are dead, yet you shall live, and he that liveth and believeth shall never die)”라는 구절이 삽입된 것.

믹스테이프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에 #900여명 목숨 앗아간 짐 존스 연설 삽입 #“삭제 후 재발매, 향후 더 면밀 검토할 것”

짐 존스는 1950년대 미국에서 인민사원이라는 사이비 종교를 세운 교주다. 자신의 악행이 폭로되자 신도들과 함께 남미 가이아나로 이주했으나 군대를 동원한 진상조사가 이어지자 1978년 11월 신도들에 음독자살을 강요해 900여명에 달하는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인물이다.

범죄자의 연설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덤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오고 갔다. 한쪽에서는 트위터 등 SNS에서 ‘#슈가_짐존스_어떻게생각해’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정확한 사용 의도에 대한 피드백을 요구했고, 다른 쪽에서는 안티와 헤이터를 향한 메시지를 담은 곡인 만큼 반어적인 의도로 사용된 것이라고 맞섰다.

논란이 커지자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31일 “문제점을 확인해 해당 부분을 즉각 삭제하여 재발매했다”며 “이로 인해 상처받으셨거나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해당 곡을 작업한 프로듀서가 연설자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샘플을 선정했고, 적정성 확인 절차를 거쳤으나 부적절한 샘플임을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빅히트는 “아티스트 본인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며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모든 제작 과정을 더욱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힙합 신에서 주로 사용되는 믹스테이프는 다른 프로듀서가 만든 비트 등 기존 작업물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편이다.

이번 논란이 된 곡이 수록된 ‘D-2’는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영국 오피셜 차트 ‘톱 100’ 7위에 오르는 등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궁중 행진음악인 대취타를 샘플링한 타이틀곡 ‘대취타’로 싱글 차트에서 68위를 기록했다. 발매 당시 전 세계 80개 국가 및 지역 아이튠스 ‘톱 앨범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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