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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사람이 모이지 않는 시대, 50대 전문 강사의 선택은?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70)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발생 소식이 들리고, 대구에서 신천지발 코로나19가 문제 되기 시작하면서 강의가 하나씩 취소되기 시작했다. 2월 지자체에서 진행되던 강의를 시작으로 5월 말까지 예정되었던 모든 강의가 취소되었다. 수입의 대부분을 강사료가 차지하고 있던 상황에서 난감했다. 어려움이 닥치면 더 열심히, 더 잘하기로 마음먹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이 연락해 극복하곤 했었는데, 이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강의 외에 2020년을 시작하면서 미국과의 신규 비즈니스가 진행 중이었고 봄부터는 본격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해외를 오가야 하는 비즈니스는 코로나로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이 또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강의도, 미국과의 비즈니스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50년 넘게 살아오면서 처음 느끼는 불안감, ‘이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라는 물음을 진지하게 던질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는 나에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주고 있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코로나 시대에도 계속 진행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지불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사진 Pexels]

코로나는 나에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주고 있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코로나 시대에도 계속 진행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지불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사진 Pexels]

여기저기 주위를 돌아보면 동종업계에 있는 강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여행업을 하는 지인, 학원을 경영하는 사람 등 답이 없는 상황에 부닥친 이가 많았다. 그들을 보며 ‘저들은 과연 어떻게 이 난국을 극복해 나갈까’ 걱정하면서, 스스로 이런 질문들을 던졌다.

“코로나 위기가 계속되어도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지금 이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나의 전문성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는 쉽지 않은 오십이 넘은 나이. 코로나는 나에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주고 있었다. 직업을 찾는 인생의 후배에게 던진 질문, 직이 아니라 업을 찾을 때 던지곤 했던 질문을 내게 던지며 답을 찾기를 강요했다.

예전처럼 기업이나 단체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강사를 부르는 형태의 강의는 줄어들 것이고, 상담이나 코칭도 비대면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면 생존을 위해서 변화해야 했다. 변화를 위해서 지금까지 무엇을 해 왔고 어디에 경쟁력이 있는지 고민했다.

25년을 금융권에서 돈에 대한 상담과 강의, 글쓰기와 책 쓰기를 하면서 살아왔다. 그 영역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코로나 시대에도 계속 진행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기꺼이 지불하는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내가 해 왔던 것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답을 찾아보았다.

강의를 업으로 삼고 살아온 지 10년이 넘었고, 잡지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첫 책을 쓴지 18년이 지났다. 그리고 그사이 7권의 책을 썼고 지금도 계속 강의와 글쓰기를 하고 있다면 그것에서 답을 찾고 변화가 필요한 영역이 무엇인지 질문했다.

사람이 모이지 않는 시대, 비대면 비즈니스가 필요한 시대,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생각했다. 그리고 찾은 답은 첫째 콘텐츠를 제공하는 소규모 강사양성과정, 둘째 글쓰기와 금융 관련 책 쓰기 교실, 셋째 비대면 머니 코치 프로그램 세 가지였다. 그 진행 상황과 과정을 잠깐 나눠보자.

책 쓰기 과정은 매번 오프라인에서 모이지 않아도 된다. 쉽지 않은 시기,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금융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은 반응과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사진 Pixnio]

책 쓰기 과정은 매번 오프라인에서 모이지 않아도 된다. 쉽지 않은 시기,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금융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은 반응과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사진 Pixnio]

①소규모 강의과정 진행
기업이나 단체에서 진행하는 집합 강의가 아니라 소규모로 모집하는 강의로 돌리고, 강의를 들은 사람이 소규모 모임이나 강의를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사회적 거리를 지킬 수 있는 규모의 강의장에서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하는 강의에는 반응이 있었다. 수강생이 많진 않았지만, 지속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②금융인을 위한 책 쓰기 과정
2002년 공저로 첫 책을 낸 이후 7권의 책을 썼다. 4년 동안 행복한 부자라는 잡지 편집장을 하면서 글을 쓰고 수정을 하고 후배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쳤다. 그리고 지금도 중앙일보 ‘더,오래’에 70번째 글을 쓰면서 2년 넘게 기고를 계속하고 있다. 경력과 성과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 책 쓰기 과정은 무엇보다 매번 오프라인에서 모이지 않아도 된다. 온라인 수업이 가능하고 글을 점검하고 피드백해주는 일은 온라인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쉽지 않은 시기,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금융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은 반응과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6월에는 강사과정과 함께 책 쓰기 과정도 진행할 예정이다.

③비대면 머니 프레임 코칭
세 번째는 비대면 머니프레임 코칭과정이다. ‘당신의 머니 프레임을 바꾸는 21일간의 질문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전 과정이 밴드에서 진행된다. 매일 하루에 하나씩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참석한 21명의 동기가 답변을 단다. 같은 질문에 서로 다른 답변을 보면서 돈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게 된다. 중간중간 10분 정도의 간단한 동영상이 제공되어 과정 진행을 돕는다. 1기가 마무리되었는데, 70%의 참여율로 재미있고 의미 있는 과정으로 진행되었고 2기를 곧 진행할 예정이다.

익숙하지 않은 이런 과정을 기획하고 사람을 모집하고 진행하면서 만만찮은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날까지 신청자가 적어 폐강을 생각하기도 했고, 들어가는 에너지에 비해 적은 수입에 고민도 되었다. 선택이 옳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남아 있다. 하지만 드넓은 초원에 홀로 서 ‘생존’해야 하는 동물의 왕국 주인공 같은 마음으로 치열하게, 그런데도 품격을 지키면서 살아내려고 한다.

많은 변화가 두려움을 갖게 하는 시대, ‘마음 근력’이 필요하다. 주저앉아 울고 싶고,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지만, 모두가 힘들어 하는 것 같아 그것도 쉽지 않다. 홀로 조용한 시간을 가지고, 진지하게 자신의 경쟁력과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것에 집중하는 모습이 요구된다. 주위를 돌아보면 이 어려운 시기에 멋진 변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보인다. 그들은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받아들이면서 가장 자기다운 것을 찾아 연결한다. 50대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쉽지 않은 두 가지를 연결하는 것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을 하기가 쉽지 않기에 ‘마음의 근력’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자신을 인정하고 감사하면 마음 근력은 강화된다. 그 힘이 있어야 변화를 수용하고 자기다운 것을 찾을 수 있고, 연결할 수 있다.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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